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2월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을 비난하며 자유통일당 후보로 6·3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선거권·피선거권이 모두 박탈돼, 2029년까지 대선 출마는커녕 투표도 할 수 없다.
전 목사는 24일 서울 여의도동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사람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한동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도 간첩죄를 안 만들고 있는데, 외국 간첩의 도움을 받으려는 거냐”며 “양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기 때문에 광화문광장에서 내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린 광화문 집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면 당선시켰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8명은 절대로 당선 안 시킨다”며 대선 출마 뜻을 밝힌 바 있다.
전 목사는 이날 국회 해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완전 해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적극 지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유통일당은 2016년 창립된 극우 성향 정당으로, 전 목사가 명예고문을 맡고 있다.
하지만 전 목사는 대선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 메시지를 교인들에게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19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확정판결을 받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박탈됐다. 현행법상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 집행 유예가 확정되면, 향후 10년 동안 선거권·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전 목사가 ‘출마 선언’을 한 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영향을 주려거나, 돈벌이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쪽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경선 후보 캠프의 의원은 “전 목사는 정치인도 아니고, 선거에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다. 그와 함께하는 것은 (중도층을 멀어지게 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선 후보 캠프 관계자도 “탄핵 반대 진영이 ‘전광훈파’와 (손현보 목사가 이끈) ‘세이브 코리아파’로 나뉘면서 전 목사의 세가 줄어든 데다,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 목사 출마 선언은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