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AP·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다고 현지 정치매체 악시오스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베센트와 머스크가 백악관에서 심하게 말다툼을 했다고 전했다. 국세청장 직무대행 임명 문제가 발단이었다. 머스크 CEO가 국체청장 직무대행으로 게리 섀플리를 밀어줬고, 백악관도 이를 받아들였는데 정작 국세청 상위기관장인 베센트 장관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이 자리에 마이클 폴켄더 재무부 차관을 임명하려던 베센트 장관은 격분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해 인사를 번복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베센트 장관과 머스크 CEO는 백악관 회의에서 만나 설전을 벌였다. 베센트 장관은 머스크 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예산 삭감 관련 과도한 약속을 하고, 실제 성과는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베센트 장관을 “실패한 헤지펀드 운영자”라고 부르며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는 모습을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봤다.
베센트 장관과 머스크 CEO는 복도로 나와서도 언쟁을 이어갔다. 주변에서 두 사람을 떼놓아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한 목격자는 “두 억만장자 중년 남성이 웨스트윙 복도에서 WWE(프로레슬링)하듯 싸웠다”고 묘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위해 백악관을 찾았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 광경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센트 장관과 머스크 CEO 간 긴장 관계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계속됐다. 당시 머스크 CEO가 재무장관 자리에 하워드 러트닉 현 상무장관을 공개 지지했었기 때문이다. 베센트 장관은 취임 이후에도 머스크 CEO가 자신을 건너 뛰고 각종 인사에 개입하는 것을 두고 주변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 간의 다툼을 다룬 보도에 관해 “대통령 참모진과 내각 사이에 때때로 의견 불일치가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건강한 토론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권자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