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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전기比 0.2% ‘뚝’… 3분기만에 감소
GDP 성장 기여도, 내수 -0.6%p·순수출 0.3%p
“예상보다 더 부진… 경기침체에 준하는 수준”
1% 성장도 쉽지 않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국내 정국 불안에 한국경제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 악화하면서 올해 1%대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작년 2분기(-0.2%) 이후 처음이다. 감소 폭은 레고랜드 부도 여파로 회사채 불안이 확대됐던 2022년 4분기(-0.5%) 이후 가장 컸다. 분기별 성장률은 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0.1% 이하를 기록했는데,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2분기 성장률은 ‘쇼크’… 사실상 1년째 제로성장”
시장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을 ‘성장률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0.2%를 큰 폭으로 하회했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0.1%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더 안좋았다”면서 “작년 1분기(+1.3%) 이후 성장률이 둔화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년 연속 제로(0%) 성장을 한 셈”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관세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1분기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을 굉장히 심각하게 봐야 한다”면서 “사실상 침체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경기침체라고 정의하는데, 현재 경제 상황이 침체에 준하는 정도로 악화됐다는 의미다.

성장률 쇼크의 원인은 내수에서 찾을 수 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서비스소비(오락문화, 의료 등)의 부진으로 0.1% 줄었고, 6분기 연속 증가했던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면서 0.1% 감소 전환했다. 건설투자(-3.2%)와 설비투자(-2.1%)도 줄었다. 건설투자는 4분기 연속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3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다만 GDP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인 순수출(수출-수입)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수출은 1.1%, 수입은 2.0% 감소했다. 수출은 화학제품과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위주로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항목별 성장 기여도에도 반영됐다. 작년 4분기에는 내수가 GDP 성장을 0.2%포인트(p) 낮추고, 순수출(수출-수입)이 0.3%p 높였는데, 1분기에는 내수 기여도가 -0.6%p로 악화됐다. 세부항목별로 나눠보면 건설투자가 -0.4%p, 설비투자가 -0.2%p로 집계됐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건설투자는 0.2%p 개선됐고, 설비투자는 -0.3%p 악화됐다. 반면 순수출 기여도는 유지됐다.

年 성장률 1% 초반 하락 가능성… “전망 불확실성 커져”
문제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은 모든 교역 상대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에는 245%(중국)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도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은 확대된 상태다. 이는 그나마 경제 성장에 기여했던 순수출마저 고꾸라지게 할 수 있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가팔라진 수출 감소세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까지 수출액은 339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18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대미 수출이 14.3% 급감한 가운데 중국(-3.4%) 수출도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0.7%)를 제외한 모든 주요 품목의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도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다. 조용구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는데 1.0%로 조정해야하나 고민 중”이라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은 빨라야 6월이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은 대선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상반기 흐름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홍철 연구원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1% 초반으로 낮춰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은도 전망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최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작년 10월부터 기준금리를 75bp(1bp=0.01%p) 인하한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2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관세정책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어 향후 경제 흐름을 전망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은 다음달 2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수정경제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1.5%로 예상했지만,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큰 폭으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0%에서 1.0%로 낮춘 바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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