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기다리며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약 15분가량 본회의장에 늦게 들어오며 시정연설 시간도 미뤄졌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연단을 나서는 한 대행에게 “잠시 자리에 앉아계시죠”라고 말한 뒤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우 의장은 한 대행에게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권한대행께서는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무거운 표정으로 본회의장 내 대행석 자리에 앉아 우 의장의 발언을 들었다. 한 대행보다 국가 의전 서열이 낮은 우 의장이 마치 한 대행을 질책하는 듯한 장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우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뒤 한 권한대행에 대한 발언을 하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연단 앞으로 나와 우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총리실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우 의장이 이런 발언을 할 것임을 국회에 도착해서야 알았다고 한다. 국회 의사국 직원이 시정연설 직전 한 대행 측에 “연설이 끝난 뒤 잠시 앉아 계셔달라”고 통보했고, 이를 의아해한 총리실 참모들이 국회의장실에 그 이유를 물어보고 나서야 “우 의장이 한 대행에게 할 말이 있으신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한 대행은 참모들에게 “우 의장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면, 그냥 하시라고 하라”며 묵묵히 듣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카메라엔 우 의장의 발언이 끝난 뒤 한 대행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대행은 이날 과거 권한대행이 국회를 출입할 때 본회의장 중앙 출입구를 통해 들어왔던 관례와 달리, 국무총리 당시 대정부질문에 참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왼쪽 출입구로 들어왔다. 총리실 관계자는 “의전 등도 최소화하며 국회에 대한 존중을 다 하려 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우 의장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한 대행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의전 서열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국격을 위해서라도 대행직에 대한 존중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한 대행이 본회의장에 도착한 뒤 15분이 지나서야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한 대행은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들어오기 전까지 자신의 자리에 앉아 기다렸고, 이후 연설을 시작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297 검찰 눈엔 [그림판] 랭크뉴스 2025.04.24
48296 우크라군 "키이우 공습에 북한 탄도미사일 사용" 랭크뉴스 2025.04.24
48295 '아수라장'된 46년 만의 권한대행 시정연설…우원식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구별" 한덕수 직격 랭크뉴스 2025.04.24
48294 영화 '오펜하이머' 비밀도시처럼…中고비사막서 우주선 솟구쳤다 [르포] 랭크뉴스 2025.04.24
48293 “스트레스 풀려고” 새끼 고양이 21마리 죽였다…“징역 1년6개월” 랭크뉴스 2025.04.24
48292 [단독] 광장서 과도 든 노숙인… “흉기소지죄 맞나” 경찰 갈팡질팡 랭크뉴스 2025.04.24
48291 이재명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일주일 만에 좌초 랭크뉴스 2025.04.24
48290 계엄군 이진우의 거수경례‥계엄 몰랐다던 박안수는 '헬기 승인' 랭크뉴스 2025.04.24
48289 “68억원 사라졌다”는데 ‘훔친 건 40억원’···28억원은 어디에? 랭크뉴스 2025.04.24
48288 “엄마가 전화를 안 받아요” 영남 산불에 일어난 기적 [아살세] 랭크뉴스 2025.04.24
48287 檢 “사위 급여는 文의 뇌물”… 다혜씨 부부 태국이주 靑 동원 랭크뉴스 2025.04.24
48286 "하루 꼬박 기다려도 괜찮아" 끝없이 이어진 교황 조문 행렬 랭크뉴스 2025.04.24
48285 ‘경북 산불’ 실화 혐의 2명, 구속영장 심사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24
48284 1분기 -0.2% ‘역성장 쇼크’… 4개 분기 연속 저성장 랭크뉴스 2025.04.24
48283 [영상] 교황이 누운 바티칸의 밤, 꺼지지 않던 성 베드로 성당의 불빛 랭크뉴스 2025.04.24
48282 '몸 사리는' 이재명, 원전엔 함구…공공의대는 국립의대로 말 바꿔 랭크뉴스 2025.04.24
48281 HBM의 힘…SK하이닉스 영업익 7.4조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5.04.24
48280 [단독]치킨값 또 오르나…BHC·BBQ 등 18개사 대표, 내일 첫 ‘이중가격제’ 논의 랭크뉴스 2025.04.24
48279 "애들 신발 사려고"... 백화점서 고성에 몸싸움 '아수라장' 랭크뉴스 2025.04.24
48278 “폭행치상 전혀 없다”던 김문수, 토론회 직후 ‘정정 자료’···이재명 사례 의식했나 랭크뉴스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