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차량 우선 압수 등 검토
경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알려진 이른바 ‘술타기’ 수법이 더 이상 악용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6월부터 술타기를 처벌한다고 밝혔다. 상습적인 음주운전자나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차량이 압수되고 구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6월4일부터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을 때 도주한 다음 술을 더 마셔서 음주측정을 어렵게 하는 술타기를 처벌한다고 23일 밝혔다. 술타기 수법을 처벌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술타기 수법으로 경찰의 음주측정을 방해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김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맞은편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도주 후 김씨는 편의점에서 캔맥주 등을 사서 더 마셨고, 사고 발생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음주측정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운전 당시엔 술에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방식을 통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이었다고 추산했지만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하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는 지난해 11월 술을 더 마셔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경찰은 5년간 4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거나, 중대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해선 차량을 압수하고 구속수사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해 상습 음주운전 차량 41대를 압수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경찰 조사에 5개월간 응하지 않은 A씨(53)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4일 신월여의지하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앞 차량을 들이받았다. A씨는 이후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A씨는 음주운전 적발 전력이 이미 5차례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