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서명할 행정명령을 받아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전날에 이어 누적 관세율이 145%에 달하는 대(對)중국 관세를 인하할 가능성을 다시 내비쳤다.

미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후 '얼마나 빨리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내릴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중국에 달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약 회사나 국가와 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관세를 정할 것"이라며 "몇 주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 2, 3주 내에 숫자를 정하고 적용할 것이며, 그게 중국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되는 145% 이상의 관세가 너무 높다며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구체적인 시점까지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직접 협상이 이뤄지고 있냐는 질의에 "그렇다. 매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우리는 그들(중국)이 참여하기를 바란다. 다른 국가도 (우리와) 합의를 이뤄야 한다. 그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우리가 합의를 설정할 것"이라며 협상을 압박했다. 중국이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미국이 자체 결정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특별한 협상을 할 수도 있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특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수년 간 우리에게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그들이 우리 기업을 훔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이제 우리는 이를 역전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중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나는 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가 실제 중국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중 관세가 50~65%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나주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