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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조선 시대부터 '돌 반지' 문화 생겨
금값 상승에 돌 반지 수요·중량 줄어…1~2g짜리 인기
돌 반지 선물 부담에 현금으로 대체 추세


돌반지
촬영 양진규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최근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예전처럼 한 돈(3.75g)짜리 예물이나 돌 반지를 해주는 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특히 아이를 위한 대표적인 돌 선물로 여겨졌던 금반지는 점점 자취를 감추거나 금반지의 중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관련 뉴스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조카 돌 반지를 꼭 해줘야 할까요?", "돌 반지 대신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등 고민이 담긴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값 속에서 돌 반지는 정말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아이의 첫 생일에 금반지를 선물하는 문화와 돌 반지의 트렌드에 대해 검증해봤다.

20세기 초 조선 시대부터 '돌 반지' 문화 생겨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째 되는 날을 기념하는 돌잔치는 오랜 역사가 있다.

과거에는 영아 사망률이 높아 아이가 첫돌을 맞이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이를 축하하는 잔치를 열었다.

중국은 6세기 무렵 '안씨가훈'에 관련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는 1614년 편찬된 문화 백과사전 '지봉유설'과 왕실 문헌 '국조보감' 등을 토대로 16세기 중반 왕실과 양반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순금 돌반지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서울 종로 한 귀금속점에서 직원이 순금 돌반지들을 보여주고 있다. 2010.5.26 [email protected]


돌잔치에서는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국수를 먹고, 쌀과 책, 돈 등을 놓아 아이가 무엇을 잡는지에 따라 미래를 점쳐보는 놀이를 했다. 최근에는 청진기, 판사봉, 마이크 등 시대상을 반영한 물건들이 돌잡이 항목으로 추가됐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금으로 만든 반지나 팔찌 등을 돌 선물로 주는 문화는 20세기 초 조선에 들어온 중국인들로부터 유래됐다. 중국에서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금붙이를 선물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를 본 조선인들이 돌잔치에서 금반지를 선물하면서 풍속으로 굳어진 것이다.

돌 반지는 단순한 선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금은 부정한 기운을 막아준다는 믿음이 있었으며, 변함없는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아이의 미래를 대비하는 투자 개념도 담겼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전국적인 금 모으기 운동이 펼쳐졌을 때는 많은 가정에서 장롱 속 고이 보관해둔 돌 반지를 내놓기도 했다.

금값 상승에 돌 반지 수요·중량 줄어…1~2g짜리 인기
하지만 돌 반지를 주고받는 문화가 최근 점점 위축되고 있다.

돌잔치를 가족끼리 소규모로 여는 경향이 커진 데다, 금값이 급등하면서 돌 반지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8시 기준 순금 한 돈(3.75g)은 매입 시 60만원에 육박한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무게의 금반지나 팔찌 등은 세공비와 부가세 등을 더해 가격이 더 비싸다.

한국표준금거래소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한 돈(3.75g)짜리 돌 반지는 약 70만원대 중반, 반돈짜리는 40만원에 육박한다. 한 쇼핑몰에서는 반지의 모양과 세공 난이도에 따라 약 100만원까지 판매되기도 한다.

지난해 3월 한 돈 기준 30만원대에 거래되던 가격에 비해 2배 이상 올랐고, 10년 전과 견주면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천정부지 금값에 인기 끄는 1g 돌 반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1g 반지 등 다양한 중량의 돌 반지들이 진열돼 있다. 2025.2.11 [email protected]


서울 종로 귀금속 상가 관계자는 "투자용으로 금을 사려는 사람이나 관련 문의는 많지만, 돌 반지를 찾는 사람은 줄었다"며 "사더라도 반돈짜리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었고, 최근에는 반의반 돈 이나 1g짜리 반지를 문의하는 경우도 여러 건"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온라인쇼핑몰에서도 '돌 반지'를 검색해 판매량순으로 정렬하면 1∼4위가 모두 1g∼2g 사이 제품으로 1돈짜리보다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돌 반지 선물 부담에 현금으로 대체 추세
전통적인 돌 반지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물의 종류는 시대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다.

육아쇼핑 앱 '마미'가 2021년 20∼30대 엄마 6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육아용 돌 선물로 가장 선호되는 품목은 1위 완구류, 2위 도서류, 3위 가구류였다.

돌잔치 전문점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한 돌잔치전문점 모습. 2021.8.8 [email protected]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3년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돌잔치 선물로 가장 많이 고려하는 항목'(중복 선택 가능)으로 현금 10만 원(53.1%)이 꼽혔다. 아기 옷·의류(29.3%), 현금 20만 원(26.9%), 금 반돈짜리 돌 반지(23.2%) 등이 뒤를 이었다.

1돈짜리 돌 반지를 선택한 응답자는 14.1%에 불과했고, 특히 돌 반지 선물이 부담되는지 묻자 응답자의 88.6%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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