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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큰 뇌졸중이 심부전 이어진 듯"…"심부전 직접 유발 단정 어려워"
초고령사회 예방 노력 중요…"흡연·비만·당뇨 등 위험요인 적극 관리"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교황청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사인이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고 밝히면서 두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황은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바티칸 보건위생국장의 설명이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을 모두 아우른다. 뇌혈관이 막혀 뇌 일부가 손상되면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고, 뇌혈관이 파열돼 뇌 속에 혈액이 고이면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이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이다. 뇌경색 초급성기 치료 중 첫 번째인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4.5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한다는 의미다.

뇌출혈의 경우는 골든타임이 3시간 이내로 뇌경색보다 좀 더 빠르다. 머리를 직접 절개하는 방식의 즉각적인 수술 또는 혈관 내 중재술(수술 대신 가는 관을 넣어 막힌 곳을 뚫어주는 시술)로 출혈과 머리뼈 내 압력을 조절해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발생한 뇌졸중이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뇌졸중이 뇌경색이든, 뇌출혈이든 상당한 중증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는 24일 "공식 사망 원인을 뇌졸중에 따른 심부전으로 밝힌 점으로 미뤄볼 때 꽤 큰 크기의 뇌졸중이 갑작스레 발생했고, 이에 따라 뇌 기능이 멈추면서 심부전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부전(心不全)은 여러 원인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박출량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신체 각 부분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질환이다. 심장 기능의 마지막 단계라는 의미에서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주목되는 건 뇌졸중이 최종 사인으로 거론된 심부전을 직접 일으켰는지 여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뇌졸중이 직접적으로 심부전을 일으켰다기보다는 뇌졸중으로 뇌 기능이 멈춘 후 마지막 단계에 심부전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일반적으로 뇌졸중이 선행 사인이고 심부전이 직접 사인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뇌졸중이 심부전을 일으켰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뇌졸중으로 몸 전체를 컨트롤하는 뇌가 멈추게 되면서 이후 자연스럽게 심부전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이 심부전과 연관성이 큰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트레스성 심근병증은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로 유발되는 급성 심장질환 증후군이다. 흉부 통증 및 호흡 곤란과 함께 나타나는 심근 효소 상승, 심근 허혈을 의심하게 하는 심전도 변화, 특징적인 좌심실 운동장애 양상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한 연구에서는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환자 256명 중 4명의 유발 요인으로 뇌졸중이 지목됐다.

김태정 교수는 "비단 뇌졸중뿐만이 아니고 전신의 쇼크, 패혈증, 호흡 부전 등의 질환이 스트레스가 돼 우리 몸 속 여러 자율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심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뇌졸중과 심부전 모두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평소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부전의 원인으로는 흡연, 비만, 고지방식, 운동 부족 등의 나쁜 식생활 습관에서부터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심장근육병증, 선천성 심장질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등이 거론된다.

따라서 평소 이들 위험 요인을 적극 관리하고 질환의 진행을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뇌졸중도 마찬가지다. 그 원인을 들여다보면 결코 느닷없이 생기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뇌혈관에 문제가 쌓이고 쌓여 더는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비로소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증상이 발생하는 만큼 뇌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원인을 빨리 발견하고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뇌졸중 치료 전문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원장은 "고령 환자의 경우 뇌졸중이 오면 심장 기능도 함께 나빠지면서 사망에 이르거나, 반대로 심부전이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려면 노년기에도 고혈압·심방세동·당뇨병·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 관리에 힘쓰고, 운동과 금연을 꼭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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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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