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왼쪽부터), 한동훈, 홍준표,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의 일대일 맞수 토론이 모두 탄핵 찬성파(안철수·한동훈) 대 탄핵 반대파(김문수·홍준표) 후보의 대결 구도로 열리게 됐다. 한 후보와 홍 후보가 서로를 지목해 오는 25일 3시간에 걸친 두 사람의 끝장토론이 성사됐다. 탄핵 반대파 진영에서는 김 후보와 홍 후보의 ‘찐윤’(진짜 윤석열계) 영입 경쟁이 본격화했다.

국민의힘에서 2차 경선에 오른 4명의 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오는 24·25일 열리는 맞수 토론 상대를 지목했다.

우선 지명권을 가진 김 후보가 한 후보를 호명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다시 선거하는 과정이 한동훈 대표 때 아니냐”라고 지목 이유를 밝혔고, 한 후보는 “계엄, 탄핵을 피해갈 수 없다”고 응수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지목하며 1차 경선 토론에 이어 12·3 불법 계엄과 인공지능(AI) 등을 두고 토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24일 1시간30분씩 토론을 하게 된다.

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토론자로 서로를 지명한 뒤 밝게 웃고 있다. 2025.04.23 성동훈 기자

뒤이어 무대에 선 한 후보와 홍 후보는 서로를 지목했다. 이들은 오는 25일 3시간을 연달아 토론을 펼치게 됐다. 두 사람은 1차 경선 토론에서 계엄에 대한 입장, 외모 질문 등으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네 차례의 토론 모두가 탄핵 찬성파(찬탄) 대 탄핵 반대파(반탄)의 대결로 치러진다. 당원 지지에서 우위인 반탄 후보들은 같은 진영 내 대결을 피하려, 열세인 찬탄 후보들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바람을 일으키려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횟수로는 한 후보가 3번, 김·홍 후보가 2번, 안 후보가 1번 맞수 토론에 나선다.

이들은 오는 26일 네 명이 모두 참여하는 토론을 거친 후 ‘당원 50%, 여론조사 50%’의 투표를 거쳐 29일 결선 진출자 2명을 가린다. 단 1등이 과반을 득표하면 결선 없이 후보로 확정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토론자로 지명한 김문수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문수와 홍준표의 ‘찐윤’ 영입 경쟁

김 후보는 이날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 관저와 사저를 자주 찾았던 윤상현 의원과 윤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렸던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을 캠프에 영입했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당시 수행실장이었던 이 전 의원은 김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는다.

홍 후보 측 총괄상황본부장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곧 캠프에 합류해 정책·정무를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탄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윤심(윤 전 대통령 의중)’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캠프에 영입한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의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후보 캠프 제공

한 후보는 이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찬탄파 양향자 전 의원를 만나 “지금 대한민국에는 젊고 혁신적인 보수정당이 필요하고, 불법적·반민주적 비상계엄을 옹호하면 대선 승리는 없다”는 지지 선언을 끌어냈다. 한 후보는 양 전 의원에게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른 세 후보를 향해 “진정으로 이재명을 이기려면 우리 스스로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자고 제안했다.

경향신문

조미덥 기자 [email protected] 박광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