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복 입은 ‘만취 상태’의 범인
사람들 자주 다니는 마트서 난동
“불안해서 잠도 못 자겠다” 호소
사람들 자주 다니는 마트서 난동
“불안해서 잠도 못 자겠다” 호소
지난 22일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살인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 A씨가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 독자 제공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사람이 많은 퇴근 시간대에 다수가 이용하는 마트에서 이 같은 강력 사건이 벌어지자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잠도 못 잔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지난 22일 오후 6시20분쯤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30대 남성 A씨가 흉기를 휘둘러 60대 여성이 사망하고 마트 직원인 40대 여성이 다쳤다. A씨는 인근 정형외과 환자복을 입고 있었으며 술에 취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마트 내부에 있던 흉기를 꺼내 피해자들에게 휘둘렀고 마트에 놓인 과자 더미에 이를 숨기려 했다. A씨는 살인 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피해자 중 1명이 사망하면서 혐의가 살인으로 변경됐다.
23일 사건 현장 근처에서 만난 상인들과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실제 이 사건을 눈으로 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B씨는 “(어제) 사건을 목격하고 너무 놀라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며 “퇴근 중이거나 식당에서 밥 먹는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보는데도 범인이 태연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손을 휘젓더라”고 말했다.
상인 김모씨(65)도 “처음에는 교통사고인 줄 알았는데 비명이 들려 나와보니 살인사건이더라”며 “알던 동네 주민분이 돌아가신 건 아닐까 싶어서 걱정됐다”고 했다. 주민 유모씨(70)는 “어제 비가 안 왔으면 나도 마트 근처에 갔을 텐데 자주 다니는 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놀랐다”며 “어떻게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냐. 이제 무서워서 마트도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A씨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이모씨는 “(A씨가) 옆 병실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병원에 있을 때는 조용했다고 한다”며 “(사고)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을 조사한 후 병원 측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불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SNS에서 한 누리꾼은 “(서울 봉천동 아파트)방화에 이어 흉기 난동, 무차별 폭행 같은 기사가 매일 같이 뜨니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온라인커뮤니티의 한 누리꾼도 “이 사건이 트리거(계기)가 돼서 또 연쇄적으로 사건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 질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약물 검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