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풍향·풍속 안 맞아"…접경 주민들 트랙터 점거

경기도 특사경·경찰 대거 투입돼 불법 여부·충돌 감시


(파주=연합뉴스) 최재훈 심민규 기자 = 23일 오전 대북전단을 살포할 예정이었던 납북자가족모임이 바람 방향 문제 등 요인으로 결국 당일 살포 시도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북전단 살포 퍼포먼스하는 납북자가족모임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납북자가족모임이 드론을 띄워 대북전단 살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4.23 [email protected]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를 비롯한 회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납치된 가족 소식 보내기' 행사를 개최했다.

최대표는 이 자리에서 "가족의 생사라도 알고 싶다는 것이 죄인가. 소식지를 보내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며 "최근 가처분 신청에서도 승소했고, 재판정에서 항공안전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전단 무게를 2㎏ 이하로 제한하고 헬륨가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트랙터 시위 나선 민통선 주민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민간인통제선 마을 통일촌 주민들이 납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살포 시도에 맞서 트랙터 시위를 벌이기 위해 통일대교를 건너고 있다. 2025.4.23 [email protected]


이들이 살포하려는 전단은 납북 피해자 6명의 사진과 설명이 담긴 소식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감옥에 갇힌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인쇄한 비닐 다발(무게 2㎏ 이하)로, 헬륨 풍선 10개에 실릴 예정이었다.

단체는 전단의 무게가 2㎏ 이하임을 취재진에게 공개했으며, 전단을 묶은 드론을 띄우고 위령제도 함께 진행했다.

최 대표는 오전 바람의 방향이 여의치 않자 살포시간을 저녁 8시로 연기하고 현장에서 대기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특사경이 경고성 방송을 하자, 최 대표 측이 반발하며 양측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오후 8시 10분께 최 대표는 "바람의 방향과 풍속이 전단 살포에 적합하지 않아 살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 설치한 천막과 헬륨가스 등 장비는 철수하지 않았으며, 전단 살포 시도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발언하는 최성룡 대표
[납북자가족모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현장에서는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접경지 주민들과 진보 시민단체들의 집회도 동시에 열렸다.

파주 민통선 마을 주민 60여 명은 오전 10시께 트랙터 8대를 동원해 통일대교를 건너 임진각 진입로 일부를 점거했다.

트랙터에는 '북한의 소음 방송, 민통선 주민 못 살겠다', '파주시민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부착됐다.

대북전단 살포 규탄하는 시민단체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파주지역 시민단체 '평화위기파주비상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납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살포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2025.4.23 [email protected]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와 파주지역 시민단체 '평화위기파주비상행동' 등 50여 명은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대표는 "전단 몇장이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전단 살포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김경일 파주시장은 최 대표를 만나 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특별사법경찰 1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해 살포 시도를 감시했고, 경찰도 물리적 충돌 방지를 위해 집회 현장을 관리했다.

대북전단 살포 논쟁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왼쪽)이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4.23 [email protected]


경기도 특사경 관계자는 "납북자가족모임의 집회가 종료되는 시간까지 24시간 대응해서 임진각에서 풍선을 부양 못 하도록 막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994 [단독] 삼성 3년 만의 '뉴욕 언팩'…7월 Z플립·폴드7 공개한다 랭크뉴스 2025.04.24
47993 천연기념물 '흑비둘기' 찾아낸 고교생 "새와 공존하는 세상 만들고파" 랭크뉴스 2025.04.24
47992 "직장인이 부럽네"…하루만이라도 쉬고 싶은 17만 프랜차이즈 사장님들 '눈물' 랭크뉴스 2025.04.24
47991 [팩트체크] 치솟는 금값…사라지는 한돈짜리 돌 반지 랭크뉴스 2025.04.24
47990 1년 우산 4000만개 폐기···우산수리센터 찾아 고쳐 써 볼까 랭크뉴스 2025.04.24
47989 금감원도 5월부터 대선 모드… 정치 테마주 특별단속 강화 랭크뉴스 2025.04.24
47988 [속보] 트럼프, 中과 직접 협상 여부 묻자 "매일 하고 있어" 랭크뉴스 2025.04.24
47987 “황금시대 연다더니”…100일도 못 돼 ‘트럼프노믹스’에 등돌린 美 랭크뉴스 2025.04.24
47986 이준석 “홍준표라도 단일화 없다···국민의힘은 없어지는 게 맞다”[인터뷰] 랭크뉴스 2025.04.24
47985 "한국 왜 떠났냐 대신 왜 남았냐 묻는 상황"…이공계 인재 흔들린다 [인재 빨아들이는 中] 랭크뉴스 2025.04.24
47984 "사무직 먼저 내보낸다"…24년 만에 500명 희망퇴직 받는 '이 회사'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24
47983 “트럼프, 車업체 위해 일부 부품 관세 면제 검토” 랭크뉴스 2025.04.24
47982 홍준표 “중범죄자 통치 막는 길, 무엇이라도 한다” 랭크뉴스 2025.04.24
47981 [속보] 트럼프 "2∼3주 안에 對中 관세율 정할 것"…재조정 시사 랭크뉴스 2025.04.24
47980 [르포] 운구 행렬 때도 열려 있던 교황의 관... '가깝고 낮게' 조문객 맞는다 랭크뉴스 2025.04.24
47979 우크라 종전 협상 삐걱…‘영토 압박’ 미국 압박에 우크라 강력 반발 랭크뉴스 2025.04.24
47978 '김 여사 친분'은 곧 공천장?‥줄줄이 소환 랭크뉴스 2025.04.24
47977 오늘 밤 '한미 관세 협상'‥'중국 빅딜' 변수 랭크뉴스 2025.04.24
47976 일본군에 화형 당할 뻔한 강 할머니, 치매 앓는 그에게 딸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랭크뉴스 2025.04.24
47975 [단독] 성당·사찰 도는 김혜경…이재명 후방지원 재시동 걸었다 랭크뉴스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