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정보 유출 드러났지만…홈페이지·앱에만 공지
“가족 모두 SKT, 아무도 몰랐다” 지적 이어져
SK텔레콤(SKT)이 이용자 유심(USIM) 정보가 해커 공격으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해당 사실을 홈페이지와 ‘T월드’ 앱 등에만 공지한 것을 두고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 모두 SKT, 아무도 몰랐다” 지적 이어져
23일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서는 해킹 관련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엑스에 “가족이 모두 SKT를 쓰는데 아무도 몰랐다”며 “광고문자는 많이 보내면서 이런 중요한 내용은 T월드 앱에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SKT 사과문이 게시물로 올라오자 “유출 사실도, 사과문도 여기 글을 통해 알게 됐다” “어르신들은 가만히 당하라는 거냐” “수습은 이용자들이 알아서 해야 하나” 등 비판이 쏟아졌다.
SKT는 지난 19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 관련 정보가 일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해 이튿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 사실을 신고했다. 홈페이지와 T월드 앱에도 이를 공지했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개별적으로 문자 등의 알림을 보내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아직 정황만 있을 뿐, 실제 어떤 데이터가 유출됐는지, 대상 고객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지 않아 홈페이지나 각종 플랫폼, 보도자료 등으로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입자들의 불법 유심 복제 관련 불안감을 덜 수 있도록 이날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장하는 문자메시지(MMS)를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타인이 고객의 유심 정보를 복제 또는 탈취하여 다른 기기에서 통신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해 주는 서비스다.
다만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려면 로밍 요금제를 해지해야 한다. SKT는 상반기 중 서비스 가입 상태에서도 로밍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KT는 “지금까지 유출 정보가 실제로 악용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