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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문 미제출 성실의무 위반 이유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한겨레 자료사진

법무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게 성실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정직 1개월 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과 갈등한 검사를 상대로 법무부가 ‘보복성 징계’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는 전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 연구위원에게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 이 연구위원이 연수원 운영 규정에 따라 1년 이내에 연구논문을 제출하지 않고, 제출 기한 연장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성실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를 청구했다.

이 연구위원은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일했고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공공수사부 보직을 맡았다. 1차장검사 시절엔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지휘하면서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이 연구위원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의 정직 징계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채널에이 사건 수사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부당한 수사 방해가 있었다고 증언했고,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엔 한직으로 여겨지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이 연구위원의 징계위는 지난해 12월 말 예정됐으나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탄핵소추 되고 직무가 정지되면서 연기됐다. 지난 10일 박 장관이 직무에 복귀한 뒤 징계위 일정이 잡혔고 징계가 의결된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법무부가 사문화된 규정으로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고 반발했다.

이 연구위원 쪽 변호인인 김옥민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 2개월 단위로 법무연수원장으로부터 논문 제출기한 연장을 승인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법무연수원 훈령인데 이는 훈시조항”이라며 “수사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을 들어 징계를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구위원이 논문 제출기한 연장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본 건과 같은 내용의 징계를 한 경우는 모든 행정부처를 통틀어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윤석열 정권이 막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검사를 사직하게 하거나 최소한 흠집이라도 내겠다는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완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향후 법무부의 부당한 징계처분을 바로잡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도 지난해 12월 대검의 징계 청구 뒤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사문화된 행정 절차적 규정 위반을 들어 전례없는 조치인 징계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퇴출을 유도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정권과 껄끄럽다는 이유로 검사장조차 이렇게 대하는 법무부와 이를 막지 못하는 검찰 조직 분위기에서 어떤 검사장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나”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징계 근거가 된 연구논문 미제출과 관련해선 “중대재해처벌법 내용과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 이해하여 중대재해 관련 법 정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독창적이고 질 높은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려 노력했다”며 “2023년 11월 김석우 (법무연수)원장(현 법무부 차관)에게 연구상황에 관해 설명했고, 검찰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수준 높은 연구 성과물을 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연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해명했다.

당시 이 글에 위성국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해 3월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교육 과정에서 “연수원장(김 차관)이 피교육생들에게 이 연구위원의 연구 활동 적극성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며 “위와 같은 사유의 징계 청구는 부당해 보인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 검찰 간부도 이날 한겨레에 “법무부가 (윤 전 대통령 소송에서 증언한) 이 연구위원에게 보복성 징계에 나선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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