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튿날인 2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에서 열린 종교 간 미사 중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실린 신문 1면을 펼쳐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 청빈한 삶을 살다 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재산은 단 100달러(약 14만원)에 불과하다고 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유명인 순자산 정보를 다루는 '셀러브리티 넷워스' 사이트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반적인 추기경의 월급은 4700달러(약 671만원)에서 5900달러(약 843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에 즉위한 이후 교황청에서 무보수로 봉사해왔다. 예수회 출신 성직자로서 '가난 서약'을 지키며 검소한 삶을 실천한 것이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교황은 즉위 전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 2001년 추기경으로 서임된 이후에도 작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고급 승용차 대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의 소박한 삶은 교황명에서도 드러난다. 프란치스코(1181∼1226)는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으로 '가난한 자들의 성자'로 불리는 성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존 교황들이 사용하던 바오로, 요한, 베네딕토 등의 이름 대신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기 위해 처음으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했다고 밝혔다.
즉위 후에도 검소한 생활은 계속됐다. 교황 전용 숙소 대신 교황청 사제 기숙사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했고, 금 십자가 대신 낡은 십자가를 착용했다. 붉은색 교황 전용 구두 대신 검은색 평상화를 신는 모습도 이어졌다.
2014년 방한 당시에도 이러한 검소한 행보는 이어졌다. 그는 국빈용 고급 의전차량 대신 기아의 '소울' 차량을 이용했다. 이때 착용한 20년 된 철제 십자가와 낡은 구두, 오래된 가방도 화제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그가 지난해 11월 개정한 장례법에 따라 절차를 대폭 줄여 오는 26일 바티칸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그는 일반적인 교황의 묘지로 알려진 성베드로 성당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