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중동 담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가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백악관과 크렘린궁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이번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도 위트코프 특사가 이번 주 후반 모스크바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우리는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가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대표단 회담에 참석한 뒤 러시아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레빗 대변인은 위트코프 특사의 런던 방문 일정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위트코프 특사가 푸틴 대통령과 만나 회담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푸틴 대통령과 만나 약 4시간30분 동안 회담했다.
런던 회담에선 미국이 마련한 휴전 협상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런던 회담에서 미국 측이 러시아의 크름반도 영유권을 인정하고, 현재 그어진 전선을 동결하는 내용을 포함한 평화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앞서 지난주 파리 회담에서도 유사한 협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유럽 국가들은 만약 이런 영토 양보안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면 반대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대한 미국의 참여 등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위험에 대한 컨설팅을 맡는 유라시아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 전무이사는 WP에 “이제 제기되는 궁극적인 질문은 우크라이나가 자기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대가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미국의 제안에 우크라이나가 동의할 수 있는 구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포함돼있다고 WP에 말했다. 다만 이번에 받아든 협상안을 미국 측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정 체결에 손을 떼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할 수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