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경찰서. 연합뉴스
22일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환자복을 입은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장을 보던 60대 여성이 숨지고 직원 한 명은 부상을 입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현장에서 남성 A씨(33)를 검거해 살인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20분쯤 미아역 인근 소규모 마트 안에서 60·40대 여성 두 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모두 A씨와 모르는 사이였고, 둘 중 한 명은 마트 직원이었다고 한다.
60대 여성 피해자는 중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날 밤 결국 사망했다. A씨의 혐의도 살인미수에서 살인으로 변경됐다. 40대 여성 피해자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도 손가락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범행과는 상관없는 상처였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마트 인근 정형외과에 입원해있던 환자였고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날 오후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흉기로 찔러 누군가 쓰러져있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A씨는 과거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지만 살인 관련 전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왜 입원했는지, 정신 병력이 있는지 등은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 “현재로썬 주취 상태였다는 것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마트에서 판매하던 칼을 포장지를 뜯은 뒤 휘둘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를 유치장에 입감한 상태”라며 “묻지마 범죄 여부 등 범행 동기는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접한 시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미아역 인근 아파트에 사는 남가윤(37)씨는 “퇴근하는 길에 지하철역에서 나와 마트에 들르곤 한다”며 “갑자기 손님으로 갔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수유동에 사는 조모(26)씨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말을 듣고 과거 서현역·신림역 등에서 벌어졌던 묻지마 살인사건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