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동결한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의대생들을 만났습니다.
1년 넘는 의정갈등 국면에서 처음 이뤄진 대화인데요.
그간 ‘2천 명 증원’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던 정부의 태도가 대통령 파면 뒤 돌변하자, 애당초 ‘의료 개혁’의 진정성마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만났습니다.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 2천 명 증원'을 전격 발표한 뒤 지속된, 이른바 '의정갈등' 사태 들어 처음입니다.
[이주호/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그간의 정부와 의료계 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부족했기에 의료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져 왔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복지부 등 정부 일각의 반발마저 무릅쓰고 내년도 모집인원을 동결한 이 부총리로선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는 행보로 보입니다.
그러나 증원 백지화의 조건이었던 의대생의 복귀는 더딘 데다, 1년 넘게 요지부동이던 정부 입장이 대통령 파면 뒤 저자세로 급변하자, 의료계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왜 만났는지를 잘 모르겠고 저는 이러한 행보 자체가 계속해서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생각됐어요."
특히 증원의 '과학적 근거'를 앞세우며 '10년 뒤 의사 1만 명을 늘린다'고 했던 정부가 스스로 증원 계획을 철회하면서, 무원칙한 일방통행식 추진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지적입니다.
[최복준/전국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의대생 복귀가) 완결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먼저 그 (내년) 정원을 갖다가 내줘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다가 어떻게 그러면 다 지켜나갈 수 있겠습니까? 정부가 고립을 자초했다 이렇게 보는 거죠."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의료계는 '더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장 (지난 20일)]
"전공의, 의대생 여러분. 여러분은 결코 틀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시작한 외침은 옳았습니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길어진 의료 공백의 국민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희생을 강요당했다'는 명분만 의료계에 쌓아준 증원 강행은, 결국 의료개혁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부담만 차기 정부에 떠넘기게 됐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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