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한 후보와 ‘반탄(탄핵 반대)파’ 김·홍 후보가 ‘2대 2’로 맞서는 구도다. 보수 지지층이 중도 확장성이 중요한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종 2인에 들기 위한 각 후보 간 합종연횡과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돼 경선 흥행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그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1차 컷오프(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은 2차 경선 진출자의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호명했고,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컷오프 기준은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21~22일 5개 여론조사기관이 800명씩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 적용으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 조사했다.

후보 4인을 추려낸 이번 1차 경선에서는 ‘3강’ 김·홍·한 후보의 결과보다 ‘2중’으로 평가된 나경원·안철수 후보의 운명에 관심이 더 집중됐다. 보수층과 무당층 표심이 찬탄과 반탄 중 어느 쪽에 더 기울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관측이 많았다.

안 후보가 마지막 티켓을 거머쥔 데 대해서는 중도층 표심을 염두에 둔 전략적 투표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의힘의 성찰과 심기일전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2대 2’ 구도 경선에서 막판 흥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읽힌다. 4등 안에만 들면 되는 1차 경선과 달리 2차 경선에서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각 후보 간 이합집산이 전혀 예상치 못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경선의 주요 변수는 ‘1대 1’ 주도권 토론회다. 4명의 후보가 돌아가면서 1명의 상대를 지목해 토론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세 명의 후보로부터 지목을 받게 되면 최대 4번의 토론을 할 수 있고, 지목을 받지 못하면 자신이 주도권을 쥔 한 차례 토론을 하는 데 그친다.

찬탄 그룹인 안·한 후보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공동 전선을 펼치는 동시에 선명성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탄 그룹인 김·홍 후보는 찬탄 그룹을 ‘배신자 프레임’에 가두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홍 후보의 차별화 지점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차출론’에 대한 입장차다. 김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홍 후보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26일 4명의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까지 연 뒤 27~28일 ‘민심 50%+당심 50%’ 방식의 2차 여론조사를 실시해 29일 3차 경선에 진출할 2명의 후보를 가린다.

국민일보

구자창 기자([email protected]) 이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