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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바티칸에서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 마라도나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 출신 답게 축구를 열렬히 사랑한 성직자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펴낸 회고록을 할애해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故 디에고 마라도나 ‘신의 손’ 일화를 풀어놓을 정도였다. 그는 바티칸에서 마라도나의 알현을 받았을 때 농담 삼아 “어느 쪽이 죄 지은 손이냐”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머리 대신 손으로 골을 넣은 뒤 “내 손과 ‘신의 손(hands of God)’이 함께 했다”고 말해 큰 화제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중 누가 가장 위대한 선수’인가라는 질문에 “마라도나는 선수로서 훌륭했지만, 인간으로서는 (수십년간 코카인과 알코올 중독으로) 실패했다. 메시는 신사”라고 했다. 이어 “펠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면서 브라질축구선수 펠레를 언급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어릴 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서 낡은 천으로 만든 공으로 축구했던 이야기를 종종 회상했다. 골키퍼로 활약해 ‘어디에서든 닥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아르헨티나 프로축구팀 산로렌소의 열혈 팬이기도 했다.
2013년 부폰(왼쪽)과 메시(오른쪽)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축구는 “가장 아름다운 게임”이자 교육과 평화를 전파하는 수단이었다. 해외 순방 때 종종 축구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가졌다. 축구선수들에게 청소년들의 본보기라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생전 메시와 마라도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바티칸에 초청했다. 2014년 교황의 제안으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범종교 축구경기가 개최됐는데, 카톨릭 신자 마라도나가 불교 신자인 로베르토 바조의 골을 어시스트 했다. 그는 각국 정상들과 축구를 주제로 소통했다.

축구계도 교황의 선종에 애도를 표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인스타그램에 “그분은 항상 축구에 대한 열정을 나누셨고, 우리 스포츠가 사회에서 맡고 있는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셨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대표팀 골키퍼 출신 부폰도 “프란치스코는 특별한 교황이었다. 그는 큰 용기로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셨고, 우리의 영혼을 움직이셨다”고 썼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21일 예정됐던 모든 경기를 23일로 연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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