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홍준표 전 대구시장, 명태균씨, 김영선 전 국회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으로부터 부정한 정치자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 쪽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서 5천만원을 김영선 전 국회의원 선거운동에 사용했다”는 이 사건 또다른 피고인 김태열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씨, 김영선 전 국회의원,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 김태열씨 등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관련 피고인 5명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앞서 지난 8일 3차 공판에서 김태열 소장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2차례에 걸쳐 5천만원씩 모두 1억원을 홍준표 대구시장의 측근인 박아무개씨에게서 받아와서, 앞에 받은 5천만원은 미래한국연구소 운영경비로 사용하고, 뒤에 받은 5천만원은 김영선 전 국회의원 선거운동 비용으로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앞에 받은 5천만원은 명태균씨가 직접 5만원권 현금 돈다발로 받아왔고, 뒤에 받은 5천만원은 명씨 지시로 내가 박씨를 찾아가서 5천만원권 수표 1장으로 받아왔다”며 “내가 수표를 받은 뒤 박씨 요구로 앞에 받은 5천만원까지 합해서 1억원어치 차용증을 써줬다”고 덧붙였다. 김태열 소장 주장대로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2일 명태균씨는 “나는 홍준표 시장에게 돈 받은 것이 없다. 김태열씨가 수표 2장 1억원을 받았다. 그 수표 2장은 조금 있으면 나올 것”이라며 “1억원 가운데 5천만원은 김태열씨가 자기 개인 카드빚을 갚는 데 쓰고, 나머지 5천만원은 강혜경씨가 자기 사비로 썼다. 나는 전혀 모르는 돈”이라고 반박했다.
명씨는 “내가 감옥에 있는 동안, 홍준표 시장이 나를 9번이나 고소했다. 감옥에서 못 나오도록 한 것 아니냐. 그러니 내가 홍준표 시장에 대해 감정이 얼마나 안 좋겠는가”라며 “그렇지만 내가 홍준표를 고소하고 싶어도, 김태열과 강혜경이 다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내가 홍준표를 고소하면 그들의 거짓말이 맞는다는 꼴이 되기 때문에 고소하지 못하고 있다. 돈을 추적하면 김태열과 강혜경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모두 드러날 것이다. 내 말에 거짓이 있으면 무고죄로 나를 고소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에 대한 5차 공판은 28일 오전 10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