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김영오씨 추모글 올려
김영오씨 페이스북 갈무리
“딸을 잃고 괴로움에 몸부림칠 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서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며 마음에 평온을 빌어주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유민의 아빠 김영오씨는 페이스북에 교황과 손을 맞잡은 잡은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천주교 순교자 시복 미사 때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유민 아빠’ 김씨와 악수를 한 바 있다.
김씨는 “제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 힘든 단식을 하고 있을 때” 교황이 손을 잡아줬다고 떠올렸다. 김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나 그러하셨듯 사회적 약자인 저희들의 손을 잡아 주셨다”며 “그때 받은 위로와 사랑을 평생 잊지 못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2014년 8월14~18일, 4박5일 동안 한국에 머무는 동안 교황의 가슴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김씨는 “당시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란 리본을 떼는 게 좋다는 이들의 말씀을 듣고 교황께서는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하셨다”고 적었다.
김씨는 “교황님은 세상 곳곳의 고통받는 약자들과 소수자들의 편에서 따뜻한 위로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어 가톨릭 역사상 가장 개방적이고 포용력 깊은 교황으로 남으셨다”며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자, 참된 종교인이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영원한 안식을 빈다.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추모했다.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 활동을 한 오준호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운영위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날(2014년 8월16일) 광화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을 때의 감격을 기억한다”며 “세월호 가족들이 교황을 불렀지만 인파에 묻혔고, 차를 타고 지나가는 교황에게 들리기 쉽지 않았다. 교황은 가족들을 못 보고 지나쳤는데, 곁에서 알려주는 이가 있었는지 가던 길을 되돌아왔다. 차에서 내린 교황은 단식하던 유민 아버지와 함께 기도했고 가족들을 위로했다”고 돌이켰다. 당시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폄훼와 공격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때라, 교황의 위로는 유가족에게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