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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가톨릭 역사, 미국인 교황 無
“세계 문화·경제 영향력 큰 만큼 금기시“
교황 투표권 가진 추기경 중 미국인 7%↓

지난 21일(현지 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바티칸은 내달 초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Conclave)’ 절차에 들어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차기 교황 후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미국에서 교황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16년 4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왼쪽)이 바티칸에서 열린 재생 의학 발전에 관한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악수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인 교황은 항상 매우 가능성이 낮거나 아예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면서 “차기 교황을 뽑는 복잡한 절차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미국인 교황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000년 가톨릭 역사상 미국에서 태어난 교황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미국인이 교황이 되기 어려운 이유는 미국이 세계 최강의 강대국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 세계 문화와 경제에서 미국이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탓에, 바티칸에서는 미국의 힘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티칸 전문가이자 책 ‘콘클라베’의 저자인 존 앨런 주니어는 이전에 뉴욕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 교황 선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미국인 추기경 수가 적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252명의 추기경 중 80세 미만인 138명이 차기 교황 선출에 대한 투표권을 갖고 있으며, 그 중 미국인 추기경은 9명으로 추산된다. 단순히 확률로 따져도 6.5%에 불과하다. 콘클라베는 비밀투표로 진행되지만, 한 후보가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해야 선출이 완료된다는 점에서 미국인 교황의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미국인도 포함되어 있다. 바로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69)이다. 시카고에서 태어난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수십 년간 페루에서 활동하다가 2023년부터 바티칸의 세계 주교 선정 심사위원회의 장을 맡고 있다. 미국인인 동시에, 세계 가톨릭 신도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인 남미 주교회의 장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가톨릭 신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약 20%인 반면, 남미는 50%에 달한다.

미국의 레이몬드 버크(76) 추기경도 교황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10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추기경으로 서임한 버크 추기경은 강경 보수파로 평가받는다. 버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혼 후 재혼한 부부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문제를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3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사임한 후에도 보스턴의 션 오말리 추기경과 뉴욕 대교구장 티모시 돌란 추기경 등이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미국인 추기경들이 교황 후보로 언급되고 있지만, 유력한 후보로는 평가되지 않는다. 온라인 베팅 사이트 윌리엄힐을 인용한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과 이탈리아 출신의 현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등이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힌다.

인디펜던트는 “미국 가톨릭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교회 중 하나지만, 아직까지 미국 태생의 교황은 없다”면서 “미국인이 교황직을 맡으려면 해외 경험과 언어 능력 같은 다른 자질을 보여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바티칸도 진보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한 데다 최초의 아시아인, 최초의 흑인 교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만큼, 미국 태생의 교황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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