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들 앞서 초고가 시계 착용해 비판 받은 놈 국토안보부 장관. AFP=연합뉴스
테러와 불법 이민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의 수장이 워싱턴 DC 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핸드백을 도난당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장관은 백악관 부활절 행사에서 도난 사건에 대한 질문에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놈 장관의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이 캐피털 버거 식당의 보안 카메라 영상을 검토했고,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한 정체불명의 백인 남성이 그의 가방을 훔쳐 식당을 떠나는 장면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둑맞은 핸드백에는 운전면허증, 약, 아파트 열쇠, 여권, 국토안보부 출입증, 화장품 파우치, 백지 수표, 그리고 약 3000달러(426만 원)가 있었다. 정부가 지급한 휴대전화는 회수됐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놈 장관이 “자녀, 손자녀 등과 저녁식사를 했으며 부활절 선물 등을 위해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 NBC에 따르면 20일 저녁 7시 55분경(미 동부시각) N-95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식당에 들어와 놈이 식사 중인 곳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갔다. 이 남성이 놈 장관 가까이에 앉아 발로 핸드백을 끌어당긴 뒤 핸드백을 집어 재킷 아래에 숨긴 채 식당을 떠났다.
놈 장관은 이때 자신의 손주가 자기 다리에 스치듯이 맞닿았다고 생각했다고 소식통들이 미국 언론에 전했다.
범인이 놈 장관이라는 걸 알면서 핸드백을 훔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놈 장관 테이블과 식당 출입구 사이에 놈 장관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 요원이 2명 이상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시 식당이 크게 붐비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조사는 놈 장관에 대한 경호를 제공하는 비밀 경호국(SS)이 맡고 있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모습의 홍보 영상에 등장했다. X 영상 캡처
놈 장관은 도발적인 소셜 미디어 게시물로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들이 수용된 엘살바도르 교도소를 방문해 촬영한 영상에서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착용한 것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불법 이민자 체포 현장을 홍보하는 영상에서 총기를 잘못 파지해 비판받기도 했다.
놈이 총괄하는 국토안보부는 국경 통제 및 이민, 테러 방지, 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에는 긴급재난관리청(FEMA), 해안경비대, 그리고 비밀경호국이 포함된다.
놈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한 대표적인 공화당 인사로,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낸 뒤 국토안보부 수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