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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생전 트럼프 이민 통제에 “그리스도인 아니다” 비판
교황 마지막 메시지에서도 이민자 차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부활절 계란 굴리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과 환경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가졌고 생전에는 의견 충돌을 겪기도 했지만 트럼프는 이날 교황에 대해 “세상을 사랑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멜라니아와 나는 로마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그곳에 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트럼프가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찾게 되면 지난 1월 재집권한 뒤에 첫 외국 방문이 된다.

트럼프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며 미국의 공공 건물에 조기 게양도 명령했다. 앞서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는 “그는 세상을 사랑했고, 특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 점이 나는 참 좋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22일(현지시간)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추모 미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에 “프란치스코 교황님, 평안히 잠드소서! 그와 그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란다!”며 두 문장짜리 추모사를 올렸다. 다른 세계 정상들이 교황에 대한 긴 감사와 추모 메시지를 낸 것과는 대조됐다.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과 트럼프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와 프란치스코는 극명하게 다른 시각을 가졌고, 날카로운 의견 충돌을 겪었다”며 “교황과 대통령은 각자의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바탕으로 가톨릭 교회와 미국 정치를 새롭게 만들어갔지만, 이들의 관계는 두드러진 충돌로 정의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차이는 이민 문제에 대한 시각이었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통제와 추방을 내세워 2차례 집권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적 사랑에는 이민자에 대한 자비로운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가 미국과 멕시코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하자 “어디에 있든 다리를 건설하지 않고 장벽만 건설하려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트럼프는 교황의 발언에 대해 “수치스럽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캠프는 “만약 바티칸인 IS(이슬람국가)로부터 공격받는다면, 교황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기를 바라고 기도했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정책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2019년에는 멕시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해 “자신이 세운 장벽의 포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1기 당시 불법 입국한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비도적적이며 가톨릭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지난해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대선 당시엔 양쪽 모두를 비판하며 “둘 다 생명에 반대하기 때문에 두 악(惡) 중 덜한 쪽을 택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낙태권을 지지하고, 트럼프는 이민자 추방을 내세우고 있어 모두 기독교 가치에 반한다는 지적이었다.

교황은 트럼프 2기 취임 이후 이민 단속 강화를 추진하려 하자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미국 가톨릭 주교들에게 이례적 공개서한을 보내 ““가톨릭 교회의 모든 신자들에게 간곡히 권한다. 이민자와 난민 형제자매들을 차별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는 이야기들에 굴복하지 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교황은 선종 전 마지막 공개 행사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했다. 이후 “연약한 이들, 소외된 이들, 그리고 이민자들에 대한 경멸이 얼마나 자주 쏟아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트럼프는 2017 5월 24일 바티칸에서 한 차례 면담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기후위기론을 부인하는 트럼프에게 교황청이 2015년 발간한 기후변화에 관한 회칙을 선물하기도 했다. NYT는 “(만남 당시) 사진들은 빠르게 퍼졌다. 나란히 서서 대통령은 환하게 웃었지만 교황은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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