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내 서점에 그의 자서전 포스터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진 21일 한국 종교계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랑과 자비를 이어갈 뜻을 전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는 이날 "교황님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희망으로 가득하였음을 고백하며,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한국 천주교회가 남과 북으로 분단돼 있는 한반도와 전 세계에 희망과 평화 지킴이로서 수행할 책무가 있음을 강조하시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가난한 이들을 비롯한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하셨다"며 교황이 남긴 가르침을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도 "우리는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불교·개신교 등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2014년 방한 당시) 우리 불교와도 인연을 맺으시며 따뜻한 우정을 나누셨다"며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는 "그분의 사제적 영성과 목회적 헌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며 "삶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신 교황 프란치스코를 기억하며,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그분이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김종혁 대표회장은 "평소 청빈하고 소탈한 종교 지도자로서 가난한 이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었던 교황의 삶이 큰 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원불교 최고지도자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종교 간의 경계를 넘어 상호 존중과 대화, 연대의 길을 열어주신 그 숭고한 행적은 전 세계 신앙인들에게 깊은 감동과 희망을 줬다"며 "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와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하신 말씀을 원불교는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했다.
국내 7개 종단 대표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회(종지협) 역시 "교황은 2014년 방한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을 비롯해 한국 사회에 큰 위로를 전하셨다"며 "따뜻한 미소와 겸손한 행보는 지금도 한국 국민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고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