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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금 마련하려던 30대 덜미
80만원 카메라 샀는데 햇반 보내
작년 중고거래 사기 총 36만여건

A씨(34)는 지난 2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게임 칩을 구매한 뒤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판매자가 A씨에게 “게임 칩을 구매한 분들에게는 다른 물건도 반값에 드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메시지가 의심스러웠던 A씨는 판매자에게 물건을 보냈는지 확인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흘이 지나도록 물건도 받지 못한 A씨는 혹시나 해 검색해본 사기 조회 사이트에서 판매자를 확인한 뒤 자신도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기도 파주경찰서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30대 김모씨를 지난 14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올해 2~4월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80여명에게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A씨 사례처럼 ‘반값에 주겠다’며 꼬드기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80만원짜리 카메라를 구매하고 돈을 입금한 피해자에게 햇반이나 식염수 등 값싸고 엉뚱한 물건을 보내는 등 수법이 다양했다.

김씨는 직접 전화를 걸어 “택배 측에서 접수 문제가 있다”거나 “직접 만나 물건을 전해주겠다”며 약속을 잡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80명을 대상으로 2000여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도박자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늘고 있다.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총 36만4683건(피해금액 약 3565억2809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31만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고령층을 주된 타깃으로 하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는 20대와 30대가 피해자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하루에 100건 이상 접수될 때도 있다”며 “업무량은 포화상태”라고 전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고거래 사기 방지를 위해 중고거래에도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하고, 플랫폼에서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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