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8㎞ 떨어진 마을서 굉음·땅 흔들림 느껴…"불안해 못 살겠다"


전도된 풍력발전기 타워
(화순=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21일 오후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에 건설된 4.7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타워가 쓰러져 있다. 2025.4.21 [email protected]


(화순=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태풍이 불어닥쳐도 끄떡없던 풍력발전기가 난데없이 고꾸라지니까…. 또 나자빠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 정상에 건설된 풍력발전소 타워 1기가 전도된 21일 오후 사고 현장과 1.8㎞ 떨어진 대비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좀처럼 추스르지 못했다.

이날 새벽 3시 무렵 전도 사고가 발생한 뒤로 16시간가량이 흘렀지만, 사고 상황을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하면 몸서리치게 된다며 한목소리로 하소연을 늘어놨다.

당시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이숙자(78) 씨는 "지진이 난 줄 알았다"는 말로 시작해 "무서워서 당장이라도 이사를 하고 싶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동안 날벼락 치는 소리에 잠에서 깼고, 집 밖으로 나간 후 1∼2초 동안 땅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남편과 결혼한 후 이곳에서 60년간 살았다는 이씨는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진 않았지만, 거실 창문이 사정없이 흔들리기에 무슨 일이 나긴 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풍력발전소가 생긴 이후 밤이면 밤마다 '우웅'하는 소리에 두려움마저 느껴진다"며 "멀쩡하던 발전기가 휘어질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토로했다.

사고가 나기 며칠 전부터는 마을에 울려 퍼지던 굉음이 유난스레 크게 들렸다는 마을 주민의 의견도 있었다.

고꾸라진 풍력발전기 타워
(화순=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21일 오후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에 건설된 4.7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타워가 쓰러져 있다. 2025.4.21 [email protected]


대비리에서 나고 자란 구금순(64) 씨는 "평소에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는데, 일주일 전에는 말벌의 날개짓 소리가 반복해서 들렸다"며 "시공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혹여나 종잇장처럼 구부러진 풍력발전소 타워가 바닥 면에서 분리되거나 이 여파로 토사가 마을을 덮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전했다.

구 씨는 "내일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는데, 산 중턱에 있는 흙더미가 쓸려 내려오는 것 아닌지도 두렵다"며 "2년 전 지어져 태풍에도 멀쩡하던 발전기가 휘어진 만큼 나라에서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발전업체의 타워 11기 중 1기가 전도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이날 오전 2시 50분께.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류로 인한 산불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화순군은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사고기를 포함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966 대행마트 세일중 [그림판] 랭크뉴스 2025.04.22
46965 8년간 7명 숨졌다…37m 높이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서 또 추락사 랭크뉴스 2025.04.22
46964 9일간 애도기간 뒤 ‘콘클라베’서 후임 교황 선출 랭크뉴스 2025.04.22
46963 윤석열 도왔던 무속인 건진법사…대선 이후 영향력 어디까지? 랭크뉴스 2025.04.22
46962 "사람에 충성 않는다"… 尹 '스타' 만든 그 말, 면전서 돌려준 특전사 간부 랭크뉴스 2025.04.22
46961 아이 낳으면 700만원?…출산율 韓의 2배인 美도 저출산대책 모색 랭크뉴스 2025.04.22
46960 첫 공개된 ‘피고인 윤석열’, 꾸벅꾸벅 졸다가 막판에 ‘계엄 6분 발언’ 랭크뉴스 2025.04.22
46959 [사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포용과 평등의 유산 기억해야 랭크뉴스 2025.04.22
46958 ⑧“성소수자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나다!”···깃발 들고 광장 지킨 퀴어들[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랭크뉴스 2025.04.22
46957 "도로 꺼지고 연기난다"…용인 수지구청역 인근 땅 꺼짐 신고 랭크뉴스 2025.04.22
46956 프란치스코 교황과 껄끄러웠던 트럼프도, 푸틴도 애도… 중국은 침묵 랭크뉴스 2025.04.22
46955 구호요원 등 15명 사살·매장해놓고…이스라엘 “실수” 랭크뉴스 2025.04.22
46954 "한국을 정말 사랑합니다" 프란치스코, 각별했던 한국과의 인연 랭크뉴스 2025.04.22
46953 ‘엔비디아’ 젠슨 황, 日 이시바 만나 “AI, 혁명 일으킬 것” 랭크뉴스 2025.04.22
46952 조급한 트럼프, 독설 또 독설‥내부에서도 경고음 랭크뉴스 2025.04.21
46951 김형기 대대장, 尹 앞에서 "난 사람에 충성하지 않아" 랭크뉴스 2025.04.21
46950 [교황 선종] '사도좌 공석'…장례부터 새 교황 선출까지 절차는(종합) 랭크뉴스 2025.04.21
46949 ‘돈쭐’난 한동훈, 11시간 만에 후원금 29.4억 한도 채워 랭크뉴스 2025.04.21
46948 [교황 선종] 새 교황 선출하는 ‘콘클라베’ 절차는? 랭크뉴스 2025.04.21
46947 트럼프, 우크라 종전 협상안 제안…“이번 주에 합의 희망” 랭크뉴스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