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특전사 간부가 내란 사건 재판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의 눈앞에서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형기 특전사 1특전대대장은 오늘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습니다.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말문을 연 김 대대장은 "제가 군 생활을 23년 하면서 바뀌지 않은 게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고 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겠냐"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국정감사장에서 했던 유명한 발언을, 이제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이 된 그에게 그대로 돌려준 셈입니다.
[윤석열/당시 검사 (2013년)]
"<혹시 사람에 충성하는 거 아니에요?>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김 대대장은 그러면서 "차라리 저를 항명죄로 처벌해달라"며 "제 부하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부하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파면된 뒤 형사재판에 나와서도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군인들의 증언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준 겁니다.
김 대대장은 지난 공판에 이어 오늘도 계엄 당일 '국회 담을 넘어 본관으로 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게 맞고, 대통령 지시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