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왼쪽부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저도 선배님 좋아합니다.”(한동훈 후보)
“옛날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좋아해요.”(홍준표 후보)
지난 20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이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던 두 후보가 하루 만에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전날 토론회에서 홍 후보의 “키도 큰 데 뭐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생머리냐, 보정 속옷을 입었냐는 질문도 있지만 안 하겠다”는 도발성 질문에 맞대응을 자제했던 한 후보가 21일 홍 후보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꺼내며 맹공을 퍼부었다.
한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정치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기다렸다는 듯 “제가 정치 경험이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저는 구태 정치 경험이 없다. 명태균 같은 정치 브로커와 엮였던 경험도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연루된 ‘명태균 리스크’를 언급한 것이다.
한 후보는 또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탈당한 경험이 없다. 제가 특활비(특수활동비)를 집에 갖다 준 경험도 없지 않나”며 “그런 게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역시 21대 총선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국회 운영위원장 시절 “특활비를 집사람에게 전달했다”고 발언했던 홍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2시간의 해프닝”이라고 했던 홍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홍 후보 같은 사람이 해프닝이니까 피해가 없었다고 하는데 계엄 이후 자영업자와 상인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뉴스1
한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선 홍 후보에게 질문할 때 “홍 선배님”이라는 존칭을 썼고, 홍 후보가 답변할 때도 고개를 끄덕이거나 “예”라고 답했다. 질문도 가상 화폐 관련 내용 등 정책적 사안에 집중했다. 한 후보는 토론이 끝난 이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도 “저는 큰 정치를 하러 나온 거니 참아내겠다”고 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홍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홍 후보는 21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키높이 구두 질문 관련해 “‘이미지 정치하지 마라. 제대로 정치하려면 속이 깊어야 한다.’를 돌려 얘기한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이야기했는데 그냥 웃어넘기면 될 일을 발끈하는 걸 보니까 (한동훈 대선) 캠프는 B급 캠프”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20일 밤 페이스북에도 “외모에 집착하고 셀카만 찍는 건 나르시시스트에 불과하다. 겉보다 속이 충만해야 통찰력이 생기고 지혜가 나오고 혜안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