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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서 첫 월드투어 시작
둘째 날 공연 앙코르 무대서 1년 돌아보며 '눈물'
걸그룹 르세라핌이 20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공연하고 있다. 쏘스뮤직 제공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공연했던) 딱 1년 전 이때쯤에 호텔 방에서 울면서 회사 분이랑 통화하며 그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앞이 있긴 할까요?' 진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근데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주했을 땐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더라고요."(허윤진)

지난해 코첼라 공연 후 기대에 못 미치는 라이브 실력으로 혹독한 비판을 받았던 걸그룹 르세라핌(김채원 허윤진 홍은채 사쿠라 카즈하)이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눈물을 쏟았다. 20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첫 월드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의 국내 공연 둘째 날 무대에서였다. 본 공연을 마치고 팬들의 환호에 다시 무대에 오른 다섯 멤버는 각자 준비해 온 글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1년을 보내고 월드 투어의 시작인 두 차례의 국내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허윤진 "고통스러운 시간 보낸 뒤 나만의 진주 만들어질 거라 믿어"



허윤진은 "개인적으로 1년 동안 정말 다양한 감정이 생겼다"면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는데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고 억울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조개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 조개가 엄청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다음에 진주가 나오는 것처럼 이런 고통을 통해 나만의 진주가 만들어질 것이라 믿었고, 이런 힘든 시간과 증오에 나의 사랑을 절대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걸그룹 르세라핌이 20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공연하고 있다. 쏘스뮤직 제공


르세라핌은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분쟁에 언급되며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로 한동안 고충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MTV 비디오뮤직어워즈(VMA), MTV 유럽 뮤직 어워즈(EMA),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일본 레코드대상 등에서 수상하고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허윤진은 “어둠 속을 걷다 보니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다양한 시상식과 팬미팅 등을 통해 피어나(르세라핌 팬덤)의 사랑을 느끼고 멤버들과 사이도 더 끈끈해지면서 빛줄기와 길이 보이더라”고 말했다.

2시간 40분 동안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으로 '명예회복'



이번 투어는 르세라핌에게 명예 회복의 무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1년의 노력을 증명하듯 안정적인 가창력과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2시간 40분에 이르는 공연을 이끌었다. 지난달 발표한 미니 5집 ‘HOT’ 수록곡들인 ‘애시’ ‘핫’을 시작으로 ‘언포기븐’ ‘앤티프래자일’ ‘피얼리스’ ‘이지’ ‘크레이지’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등 27곡을 부르는 동안 한 차례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룹명처럼 두려움 없이 앞으로 걸어가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읽혔다.

팀 내에서 유일한 10대인 막내 홍은채는 “어머어마한 세트리스트를 볼 때마다 정말 끝까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면서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크게 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걷는 길이 매번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가시밭길도 있기 때문에 그 꽃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년 전의 가시밭길을 되새기기도 했다.

걸그룹 르세라핌이 20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공연하고 있다. 쏘스뮤직 제공


일본 멤버 사쿠라 "아이돌로서 마지막 팀이 르세라핌이어서 행운"



일본에서 2011년부터 10년간 아이돌 그룹 HKT48 멤버로 활동한 뒤 엠넷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된 그룹 아이즈원을 거쳐 르세라핌으로 재데뷔한 사쿠라에게 이번 월드 투어는 더욱 특별한 듯했다. 스물일곱 살로 팀의 맏언니인 그는 “2011년 (일본 걸그룹 HKT48 멤버로) 아이돌을 시작해 인생의 반 이상을 아이돌을 하고 있다”면서 르세라핌 데뷔 준비에서 월드 투어 첫 공연을 마치기까지 지난 4년을 회상하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마지막 아이돌을 할 거야’라면서 오로지 성공하겠다는 욕심만 가지고 (아이즈원 활동 이후) 다시 한국에 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회사(소속사 쏘스뮤직)에 왔던 게 2021년인데요. 4년이 흘러 이렇게 팬들이 존재하는 게 정말 행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한테는 큰 성공보다 작지만 (팬들과 관련한) 소중한 순간들이 큰 힘이 됐어요. 아이돌로서 제 마지막 팀이 르세라핌이어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르세라핌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아시아를 넘어 북미 지역을 포함하는 월드 투어에 나선다. 우선 나고야, 오사카 등 일본 4개 도시와 대만 타이베이, 홍콩, 필리핀 마닐라 등에 이어 9월 미국에서 공연한다. 사쿠라는 “살면서 진짜 다양한 공연을 많이 했는데도 이렇게 힘든 공연은 처음이지만 그만큼 재밌고 르세라핌다운 무대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면서 “다치지 않게 무사히 투어를 다녀오겠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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