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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방화로 불이난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조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화재를 일으키고 숨진 60대 남성 ㄱ씨가 지난해 11월 초까지 이 아파트 3층에 거주하던 옛 주민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주민들과 경비원은 ㄱ씨가 이 아파트에 살 때 윗집 주민과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빚었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한겨레가 화재 현장에서 만난 한 아파트 경비원은 ㄱ씨가 지난해까지 아파트 3층 301호에 살던 사람이라며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과 1년 이상 갈등을 겪다가 이사 갔다. 윗집에서 (아랫집이) 시끄럽다고 경비실에 신고를 자주 했는데, 막상 301호를 찾아가 보면 조용하고 사람이 없어서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관악경찰서는 지난해 9월께 층간소음 문제로 ㄱ씨와 윗집 주민이 시비가 붙어 출동한 적이 있으나 서로 처벌을 원치 않아 종결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18분께 붙은 불은 아파트 4층 401호와 404호에서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웃 주민들은 지난해 인근 빌라로 이사한 ㄱ씨가 ‘테러’를 저지른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불이 난 아파트에서 ㄱ씨와 이웃해 살던 3층 주민은 “복도 쪽 창문이 있는 방에 불을 냈다”며 “여기 살다가 (이사한 뒤) 다시 돌아와서 테러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맞은편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김동숙(49)씨도 “불이 바로 옆으로 안 가고 한 집 건너서 넘어간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밖으로 뛰어내리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불이 난 아파트 19층에 거주하는 권옥현(64)씨는 “강아지가 연신 짖어서 나가보니 이미 시커멓게 불타고 있었다”며 “한 나이 드신 여성분이 4층에서 안테나 선을 잡고 내려오다가 떨어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방화 용의자 ㄱ씨는 이날 화재로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과 동인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4층 복도에서 발견된 불에 탄 변사체의 지문을 확인해 보니 방화 용의자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방화 용의자인 남성 1명이 사망하고, 주민 6명이 전신 화상과 낙상, 호흡 곤란 등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농약살포기로 추정되는 도구를 이용해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화재가 발생하기에 앞서 이날 아침 8시6분께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서 약 1.5㎞ 떨어진 봉천동의 한 빌라 앞에서도 해당 남성이 분무기를 활용해 불을 내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 남성은 ‘미안하다,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는 이날 오전 9시54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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