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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발생한 공군 경공격기 KA-1의 장착물 낙하 사고는 조종사가 히터를 조절하려다 버튼을 잘못 누른 데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하마터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셈이다.

공군 KA-1 경공격기. 공군
21일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비상투하 버튼(Emergency Jettison Button)을 부주의하게 누른 후방석 조종사의 과실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바이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던 조종사가 히터 송풍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오자 불편함을 느껴 풍량을 조절하려 했는데, 버튼을 잘못 눌렀다는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KA-1의 경우 송풍구 바로 위에 비상투하 버튼이 있다”고 말했다. 비상 투하 버튼을 누르면 항공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외부 장착물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기체 폭발 위험을 줄이거나 양력 추진을 더 받을 수 있다.

사고기 조종사에 대해서는 안전 분야 처분심의위원회의 사고 조사 이후 심의위원회에 회부해 문책 수준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공군 원주기지 소속 KA-1 4대가 야간 사격 모의훈련을 실시하던 중 벌어졌다. 이 가운데 한 대가 오후 7시 54분쯤 이륙해 오후 8시 13분쯤 강원 평창군 인근 상공에서 훈련을 진행하다가 기관총과 12.7㎜ 실탄 500발이 실린 기총포드(GunPod) 2개, 빈 외장 연료탱크 2개를 떨어뜨렸다.

낙하 지점이 야산이라 민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낙하물 일부가 발견되지 않아 여전히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강원 영월군 주천면 산악지대에서 기관총이 실린 기총포드 2개를 수거했다”며 “그러나 빈 연료탱크 2개와 실탄 5여 발은 아직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를 낸 조종사는 87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지닌 교관 자격 소지자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를 놓고 군 내부에서도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실제 기계적 결함에 의한 비상투하 사고는 과거에 있었지만 조종사의 오조작에 의한 비상투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민가 오폭 사고에 이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다시 벌어졌다”며 “군 기강을 다시 한 번 다잡아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오폭 사고 후 이영수 참모총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통렬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게 하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당시 공군은 모든 기종의 비행을 제한하고 사고 사례 교육과 비행 전 단계 취약점 심층 교육 등에 착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후속 조치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공군 KA-1 경공격기. 공군

이번에도 공군은 감시정찰 전력 등 필수 비상대기 전력을 제외하고 오는 22일 오전까지 전체 기종의 비행을 중단한 채 교육 등 시스템 재점검을 실시한다. 22일부터는 '비행 안전과 신뢰 회복을 위한 100일의 약속'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비행 중단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는 22일 오후 정상화한다. 지난 17일 시작돼 다음달 2일까지 2주간 이뤄지는 해당 훈련은 이번 사고 여파로 비행 임무 중 약 6%가 취소됐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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