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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한 나경원 후보가 2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62) 후보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데 있어서 한 번도 뒤로 물러선 적이 없다”며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넘어 행정ㆍ사법 권력까지 모두 장악할 경우 우리나라가 얼마나 위태로워질지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대선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을 “국민의힘의 위기를 넘은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진단하면서다.

나 후보는 자신의 대선 경쟁력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인연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1기’ 때 미국을 방문해 문재인 정부의 엉터리 종전 선언 추진을 무산시켰다”며 “백악관에 들어가 담판을 지어본 사람은 대선 후보 중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보수 일각의 ‘한덕수 대선 차출론’에 대해선 “대선 때마다 용병을 찾은 덕에 우리 당이 이렇게 약해졌다고 본다”며 “이번엔 우리 당 출신으로 국회 경험이 풍부한 나경원이 대선에 나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20일 오후 나 후보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첫 대선 도전 각오는.

“이번 선거는 체제 전쟁이다. 대한민국이 ‘이재명의 민주당’에 넘어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해야 한다.”

-왜 나경원이어야 하나.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 왔다. 문재인 정부 당시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집권 세력의 엉터리 같은 종전 선언 추진을 막아낸 게 대표적이다. 북한의 핵 폐기 없이 종전 선언이 이뤄져 주한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한ㆍ미 동맹이란 안보 축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그간 번영이 무너질 것이라고 봤다.”

-당시 성과는 어땠나.

“한번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보고 평의원 신분으로 홀로 방미해 백악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섣부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문제를 설명했다.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존 볼턴과 담판을 지었고,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2021년에도 방미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설득한 끝에 하원 34명의 종전 선언 반대 서한을 끌어냈다. 이 때문에 문 정부 사람들은 두고두고 ‘나경원 때문에 종전 선언이 무산되었다’고 한탄하며 나를 힐난한다.”

-미국 주도 ‘관세 전쟁’ 해법은 있나.

“미국도 급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브레인 프레드 플레이츠 AFPI(미국우선정책연구소) 부소장이 최근 방한 때 날 찾아와서 앉자마자 미국이 핵심 이익으로 보는 알래스카 투자 유치 문제를 설명하더라. 섣부른 협상은 우리에게 좋을 게 없다. 한국이 대선 중이니 한ㆍ미 통상 협상의 유예 기간을 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조선업 협력 강화를 원하는 미국도 우리 선박을 사려면 ‘존스 액트(Jones Actㆍ미국에서 운항하는 상선은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법)’를 고쳐야 한다. 이런 점을 잘 설득해야 한다.”

-국민의힘 첫 토론회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른 건 모르겠고, 한동훈 후보는 역시 아직 검사인 것 같다. 외교ㆍ안보 문제 해결 방안을 두고 갑자기 자신이 ‘미국 법조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듣고 빵 터졌다. 법조인하고 정치인은 다르다. 외교는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

-유독 한동훈 후보와 각을 세운다

“정치 선배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대선을 이기려면 보수가 똘똘 뭉쳐야 하는데 한 후보가 되면 오히려 국민의힘의 대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이럴 때 헌신해서 사퇴하면 오히려 그게 본인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월 6일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나 후보는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받든 친윤 핵심 그룹의 비토로 끝내 불출마를 선언한 적이 있다. 지난 정부 동안 윤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지만, 탄핵 정국에선 윤 전 대통령 지키는 데 앞장섰다.

-탄핵에 반대했다.

“국가에 대한 의리다. 의회 민주주의가 이렇게 파괴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대통령을 뽑았으면 온전하게 일을 하게 해줘야 한다. 대통령이 누굴 임명하면 민주당은 탄핵하겠다고 협박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럴 때 여당 대표가 적어도 민주당의 의회주의 파괴에 좀 맞서주고 대통령과 소통을 했으면 이런 모습은 안됐을 텐데 참 안타깝다.”

-윤 전 대통령 책임은 없나.

“그래서 여의도 정치를 복원해야 하고, 국회를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국회 권한이 굉장히 세다. 의회 정치도, 당도 잘 아는 사람은 대선 후보 중에 나밖에 없다. 다른 후보들이 국회의원일 때는 국회가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중도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중도 확장의 핵심은 결국 누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가에 달린 것 아닌가. 5선 의원으로서 그간 험지에서 당선되며 공감하는 정치를 해왔다. 중도층 민심 잡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표에 도움이 되려면 한 대행에 대해 나쁜 말 하지 말라고들 하는데, 그냥 내 방식대로 하겠다.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차출론이 나오는 건 알겠는데, 한 대행 최근 행보를 보면서 너무 당당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출마 생각이 있으면 경선에 참여해야지, 눈속임으로 마지막에 여론조사나 한번 하고 대선 후보를 하겠다는 자세로 과연 본선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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