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커버스토리 : 대선후보 부동산④]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일대./연합뉴스

6월 대선에서 뽑히는 대통령은 대통력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다음 날부터 직무를 시작한다. 그런데 당장 일을 시작할 공간이 문제다. 대선 주자 중 ‘용산에서 임기를 마치겠다’는 후보는 없다.

당장은 용산으로의 입주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과 함께 청와대 복귀, 세종 이전, 광화문 집무실 재추진 등 주장이 난립하고 있다. 졸속으로 이전한 용산 집무실은 예상대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재명 “사회적 합의 전제, 세종으로 완전 이전”
대선후보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용산→청와대→세종으로 단계적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을 잠시 사용하다가 청와대를 보수해 집무실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궁극적으로는 행정수도를 이전하고 국회와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4월 17일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에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2019년 중단된 공공기관 이전도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전에는 ‘사회적 합의’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이 후보 경선 캠프의 강훈식 총괄본부장은 “현행법 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완전 이전은 수도 이전에 가깝고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만 가능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종시 집무실 이전에는 여러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2004년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상 서울이 수도’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헌법에 세종시가 수도 또는 행정수도라고 명시해야 한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그만큼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여전히 청와대로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세종시에서 출마 선언을 한 김경수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단 하루도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낸 첫 번째 메시지였다.

김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이 ‘내란의 상징’이라는 이유와 안보와 비용 문제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의 핵심 전시 지휘부가 몰려 있는 곳에 만에 하나 군사적 공격이 이뤄진다면 군사 지휘 체계가 완전히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용산 대통령실의 대안으로 서울과 세종에 집무실을 두고 함께 사용하자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서울은 청와대로 돌아가거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이용하면 되고 세종은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설치하거나 정부세종청사의 국무총리 집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청와대가 개방돼 다시 사용하려면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두고는 “본관과 춘추관 등 공개된 지역의 경우 보안 문제가 있어 다시 사용하려면 보안 점검은 필요하다”면서도 “집무공간으로 사용했던 여민관 등은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언제든 입주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4월 8일 “한국의 대통령실 자리가 용산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 본산이고 현실적으로 봐도 국방부와 같은 한 공간 내에 있는 것이 여러 가지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용산 대통령실에 주술적 행위를 해놨을 것이란 세간의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용산 불가론’의 사유로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국정조사 때 그 공간 안에 어떤 부분에 무엇을 묻어 놨다는 둥 질문이 꽤 많이 있었다”며 “그에 대해 답이 시원하게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페이스북에 “(용산은) 소통이 부족하고 폐쇄적이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며 “우선 정부서울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하며 즉시 세종시에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건립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청와대 이전, 이미 위헌 판결”
청와대 복귀 입장도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이유로 청와대 복귀를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는 “청와대는 국격과 나라의 상징”이라며 “대통령이 출퇴근하면서 교통을 통제하는 것이 맞는가. 청와대에 복귀하더라도 보안 구역을 최소한으로 설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와 수도 이전은 위헌 결정이 난 만큼 청와대 이전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청와대 복귀를 주장했다. 안 의원은 4월 9일 “용산에서 시작하되 청와대 규모를 줄여 일할 공간을 만들고 경호를 잘하게 만들면 된다”며 “나머지는 국민에게 일부 개방하고 미국 백악관 모델을 차용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우선 용산으로 입성한 뒤 여론을 보고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후보는 일단 용산 집무실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선거의 특수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업무를 진행하면서 이후 청와대나 세종시 혹은 여론의 향방을 보면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주자들이 용산 입성을 기피하는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인데다 보안상 허점도 많고 각종 ‘주술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의 용산 대통령실은 윤 전 대통령의 1호 이행 공약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후 단 하루도 청와대에서 일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선 당시부터 무속과 풍수지리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군사·안보상 이유로 졸속 결정 논란이 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출퇴근길에 약식 기자회견을 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통령실 내에서도 “대통령이 참모들과 한 건물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소통한다는 뜻 아니냐”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용산 시대’를 상징하던 도어스테핑은 6개월 만에 중단됐고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이전 비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윤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한 비용은 국방부의 합참 청사 이전 비용 118억원, 국방부 청사 리모델링 252억원 등 496억원이라고 발표했지만, 비용은 계속 늘어났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도에도 대통령실 이전 관련 각 부처 사업 예산은 1539억1900만원이 책정됐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관저가 없어 대통령이 출퇴근해야 하는 용산이나 국민적 합의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세종 이전 보다는, 청와대 여민관 등을 리모델링 하는 대안이 가장 실적이다"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경비즈니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760 '밥도둑'이 '외화도둑'됐다...1분기 김 수출 사상최대 랭크뉴스 2025.04.21
46759 여고 교사 “가임기女, 아이 안 낳으면 감옥 가야”…논란 랭크뉴스 2025.04.21
46758 [단독] 의사면허 취소형 받고 자격 박탈까지 평균 315일... 6년 넘게 진료도 [무자격 의사들] 랭크뉴스 2025.04.21
46757 조성현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재차 증언‥"불가능한 지시 왜 했나" 랭크뉴스 2025.04.21
46756 "이러다 굶어 죽을 것"…'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근황 보니 랭크뉴스 2025.04.21
46755 양주병 맞아 숨진 ‘부동산 1타’ 강사… 드러난 사건의 전말 랭크뉴스 2025.04.21
46754 부동산 1타 강사 남편 숨지게 한 50대 구속 기소 랭크뉴스 2025.04.21
46753 [샷!] "영토 침탈"…中 서해 구조물에 누리꾼 분노 폭발 랭크뉴스 2025.04.21
46752 아이템 당첨확률 8배 뻥튀기···라그나로크 온라인·나이트 크로우 운영사 제재 랭크뉴스 2025.04.21
46751 해수장관 “서해 PMZ 中 설치 구조물, 외교 채널로 강력 항의… 비례조치 포함 정부 차원 공동 대응" 랭크뉴스 2025.04.21
46750 피고인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현장 화보] 랭크뉴스 2025.04.21
46749 [단독] “봉천동 화재 용의자, 평소 주민들에 욕설… 퇴거된 것으로 알아” 랭크뉴스 2025.04.21
46748 김형두 헌법재판관, 헌재 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 랭크뉴스 2025.04.21
46747 숨진 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윗집과 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랭크뉴스 2025.04.21
46746 사고로 40년 전 아들 보낸 어머니, 치료해준 병원에 1억원 기부 랭크뉴스 2025.04.21
46745 주차 딱지에 격분한 20대 입주민, 경비실 쳐들어가 벌인 못난 짓 랭크뉴스 2025.04.21
46744 37m 높이 광주 도심 구름다리에서 왜 자꾸 이런 일이··· 랭크뉴스 2025.04.21
46743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시위 재개·열차 지연…서울시 "강력대응"(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21
46742 尹, 피고인석 앉은 모습 첫 공개... 카메라 철수하자 옅은 미소 랭크뉴스 2025.04.21
46741 요금 1만원 슬쩍했다가 퇴직금 1억2000만원 날린 버스기사 랭크뉴스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