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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ㆍ경제ㆍ노무 : <20> 학교 생활 상담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교사-학생 갈등, 학교 생활 위기
‘교사도 인간’, 상호 이해로 접근
자녀 존중하되, 객관적 판단해야




Q :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돼간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간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싫어한다. “담임 선생님이 나를 미워한다”라고 했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있겠지 싶어
아이에게 물었지만, 아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해 답답하기만 하다.
요즘 대입에서는 학교생활
기록부가 매우 중요하다. 담임 교사와 사이가 틀어지면, 대학 진학에 아무래도 불리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아이에게만 맡겨 놔도 될지, 아니면 부모가 개입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A :
내 아이가 친구랑 싸웠다는 얘기만 들어도 속이 상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그런데, 담임 교사한테 미움을 받는다는데 어느 부모가 안타깝지 않겠는가. 선생님과의 불편한 관계는 학생 자존감에 타격을 줘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거나 교사 불신, 학교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담임 교사와의 관계는 대학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빠르게 해결할수록 좋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교사도 ‘한 명의 인간’이라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교사가 모든 학생을 똑같이 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거나 말 잘 듣는 학생에게는 호의적이고, 자주 지적받는 학생에겐 무의식적으로 거리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수업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 민원 대응, 학생 상담, 생활지도 업무를 하면서 감정 소모가 커져 학생 개개인에게 신경을 못 쓸 때도 있다. 교사가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급한 쪽은 학생이니 학생 측에서 먼저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먼저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과제나 규칙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건지, 아니면 다른 오해가 있는 건지 원인을 알아야 한다. 자녀의 감정에 공감해 주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면, 자녀가 짐작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도 계속 “이유가 없다”고 한다면, 자녀의 감정을 존중해 주되 자녀가 객관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공감’이다. 자녀의 마음을 너무 단순히 여기거나 무시하면 자녀는 더 위축된다.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는 한편, 자녀가 ‘선생님이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끼는 구체적인 상황(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을 차분히 들어보자. 그러면서 단순한 기분 탓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차별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건지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숙제를 안 했을 때만 혼나는 건지, 다른 친구는 실수해도 넘어가는데 우리 아이만 혼나는 건지, 선생님 말투나 태도가 유독 차갑게 느껴지는 건지 등이다. 어떤 경우에는 선생님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할 때 아이가 ‘선생님이 미워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자녀의 얘기를 들은 후 선생님이 왜 그런 행동을 취했는지 한발 떨어진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훈육 차원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 자녀가 선생님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지 않게끔 도와줘야 한다. 자녀에게 “선생님이 그렇게 행동했다니 네 맘이 많이 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점에서 선생님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수 있고, 네게 신경을 잘 못 써준 것 같다.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바로 말해 달라”고 말해볼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은 앞뒤 맥락을 살피기보다는 본인 시각을 우선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녀의 잘못으로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면 짐작 가는 이유를 토대로 자녀의 행동 변화를 유도해 보자.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부모가 직접 교사와 대화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감정적 언사보다는 교사에게 협력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 걱정이다. 혹시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라며 자녀가 한 말에 대해 사실 여부를 조심스럽게 파악하는 것이다. ‘큰 이유 없이 찍혔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격한 감정을 누르고 교사에게 경계선을 그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도 본인이 자주 지적받는다고 느낀다. 저도 가정에서 잘 지도할 테니 혹시 그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도와주셨으면 한다”처럼 말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고등학교 교사가 싫어하는 학생은 어떤 유형일까. 필자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바로 ‘내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공부하는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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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글로컬진로N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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