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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 다녀간 홍콩 현지서 “일정 준비도 없이 왜 온거냐”
국내서는 “국내 현안 집중해 달라”

임기를 두 달 남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라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최근 홍콩과 중국을 다녀왔고 다음 달 스위스 출장이 예정돼 있다. 지난 홍콩·중국 방문 목적은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해외 투자은행(IB)과 금융 당국 관계자와 만나는 자리였다고 하지만, 현지에서는 “서로 논의할 만한 현안이 없었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별다른 성과가 없어 임기 말 ‘외유성 출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스위스 출장을 놓고서도 삐딱한 시선이 적지 않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금융감독기관장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GHOS)를 위해 스위스를 방문하는데, 홈플러스 사태와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등 속도를 내야 하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가한 일정이라는 평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지난 14일 홍콩 출장 단체 사진. 왼쪽부터 엘리나 웡 제프리즈 직원, 새미 맨 UBS COO, 키티 리 UBS 직원, 파울로 몬테이로 모건스탠리 주식·대차 등 부문 임원, 션 배 제프리즈 주식·대차 등 부문 임원, 린든 차오 ASIFMA 주식부문 총괄 임원, 이복현 금감원장, 제이슨 웰스 PASLA 의장, 자비에 페셰 BofA 주식·대차 등 부문 임원, 드미트리 포티쉬코 골드만삭스 주식·대차 등 부문 임원, 애런 도일 BNP파리바 주식·대차 등 부문 임원, 캐롤 웡 SG 컴플라이언스 부문 임원, 퀴니 런 HSBC 컴플라이언스 부문 임원./금융감독원

21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에 사무소를 둔 글로벌 IB 인사들 사이에서 지난 14~15일 현지를 찾은 이 원장의 행보를 두고 쓴소리가 나왔다. 한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준비가 상당히 부족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최근 재개된 한국 공매도와 관련해서 설명이 있었지만, 원장이 여기까지 날아와 논의할 내용은 아니었다.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은 해당 행사를 위해 급하게 해외 IB 실무자를 모집했다는 후문이다. 현지에 근무하고 있는 금융회사 관계자는 “행사 말미에 사진을 찍을 때, 이 원장이 주요 관계자가 아닌 일반 직원들까지도 단상 위로 올라오라고 했다”며 “참석자들 사이에서 부실한 행사이지만 많은 이들을 만났다고 인증하려고 찍은 사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고 했다.

참석자들의 지적대로 이 원장의 홍콩 출장은 별다른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금감원은 이 원장이 글로벌 IB 대상 투자자 설명회(IR)를 통해 공매도 재개 등 현안에 대한 논의했고, 금융당국 수장들을 만나 자본시장 선진화와 한중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고 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의 이번 홍콩 출장은 한승수 모건스탠리 한국 대표가 주선해 급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지난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 등에서 이 원장과 만난 인연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출장에서 이 원장이 만난 사람들을 보면, 금감원장과 만날 만한 ‘급’인지 의문이 든다”며 “작년 말 홍콩 출장 때 이 원장과 동행했던 사람들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 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물론 원장이 실무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해야 할 때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엔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이 이번 홍콩 출장에서 만난 인사들을 보면, 대부분 글로벌 IB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부문장을 맡고 있는 임원들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홍콩 IR 당시 글로벌 IB의 아태지역 대표, 국내 금융지주 회장, 대형 증권사 대표이사들이 동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2024년 홍콩 출장 당시 단체 사진. 당시 출장에는 글로벌 IB의 아태지역 대표, 국내 금융지주 회장, 대형 증권사 대표이사가 함께했다. 왼쪽부터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유형철 주홍콩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병인 서울시 정무부시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리춘보 CITIC CLSA 대표,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태본부회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대표,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CEO./금융감독원

다음 달에는 스위스 출장이 예정돼 있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매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GHOS)에 참석했다.

문제는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고, 현안도 산적한 상황에서 챙겨야 할 만큼 시급하지 않은 회의를 굳이 참석한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 발표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고 금감원이 살펴봐야 할 개별 현안이 산적해 있다.

홈플러스 사태, 삼부토건 주가 조작을 비롯한 현안은 물론,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현황, 증권사들의 캡티브(발행을 주관하며 투자까지 약속하는 것) 영업 검사 등 시장 이슈가 쌓여 있다. 특히 이달 중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삼부토건 주가 조작 사건의 결론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슈에 따라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국내 자본 시장을 감독하는 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자리를 비워야 하는 셈이다.

이 원장은 금감원 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출장을 다니며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해외 출장 명세 자료를 요구한 의원실에 세부 내역 없이 ‘체재비’ 명목으로 예산을 뭉텅이로 제출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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