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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유의할 감염병 3종

출처: GettyimagesBank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봄이다. 매년 이맘때면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새 학기 집단생활까지 겹치며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서다. 여기에 큰 일교차로 면역력까지 떨어지면 감염 위험은 더 커진다. 감염병 중에서도 수두·홍역·수족구는 어린이들에게 주로 발생하고 전파 속도도 빠르다.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원인과 진행 양상은 제각각이다. 보호자가 징후를 미리 알고 조기에 대처하면 증상 악화와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발열을 시작으로 온몸에 수포(물집)가 생기면 의심해야 할 게 바로 수두다. 수두는 호흡기 분비물의 공기 전파나 물집에서 나온 액에 직접 접촉해 감염된다. 노출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기간은 통상 14~16일 이내. 이후 발열과 두통,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생기고 붉은 피부 반점이 발생한다. 부어오른 반점은 물집으로 바뀌고 고름이 찼다가 딱지로 마무리된다. 주로 머리에서 시작해 몸통과 팔다리로 번지는 양상을 보인다.

수두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낫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대개는 일주일 정도면 피부 증상이 호전되면서 회복된다. 다만 이 기간에 아이가 가려움으로 고생하기 쉬운데, 칼라민 로션을 발라주고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 된다. 또 병변을 긁어 발생할 수 있는 2차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아이의 손톱을 짧게 깎아주는 게 좋다. 목욕 후 수건으로 몸을 문지르듯 닦는 일도 피한다. 물집이 터지거나 딱지가 벗겨지면 2차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수두의 전염성은 물집이 딱지로 변해야 사라진다.

수두는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생후 12~15개월에 한 차례 수두 예방접종을 하면 된다. 시기를 놓쳤다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백신을 맞도록 한다. 13세 이상이라면 4~8주 간격으로 2회, 이보다 어릴 때는 1회의 접종이 권장된다.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학령기 아동의 사망 사례가 이어져 질환의 심각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발열과 기침, 콧물 등이 나타난다. 발진, 입 안에 생기는 모래알 크기의 회백색 반점(코플릭 반점)도 주요 증상이다. 발열과 발진 탓에 수두와 헷갈릴 수도 있지만, 홍역일 땐 물집과 고름이 없는 붉은 발진이 생긴다. 발진은 대체로 목 뒤와 귀 아래에서부터 몸통, 팔다리 순서로 퍼진다.

홍역은 MMR이라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생후 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접종을 하면 된다. 1차 접종 시기가 수두와 같다 보니 동일한 날 수두와 홍역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부모들도 있다. 같은 날 접종하는 건 문제없지만, 서로 다른 날 백신을 맞는다면 최소 4주 간격을 둬야 한다. 또 1차만 맞고 2차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뒤늦게라도 1회만 추가로 맞으면 된다. 만약 2 회 접종을 모두 하지 않은 청소년이라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최소 4주 간격으로 MMR 백신을 2회 접종한다. 홍역도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 안정을 취하고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는 식의 대증 요법으로 호전된다. 그러나 중이염이나 폐렴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족구도 봄철 아이들이 조심해야 하는 감염병으로 꼽힌다. 보통 4월 말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중순 또는 7월까지 유행한다. 수족구는 침·가래·콧물·대변 등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3~7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손과 발, 입 안의 물집이 대표적이다. 물집은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이 생기고 수두처럼 딱지가 앉지는 않는다. 물집과 더불어 발열·두통·설사 등도 수족구의 대표 증상이다.

수족구에 걸리면 대부분 7~10일 후에 자연 회복된다. 이 기간 아이 입 안의 물집이 터져 궤양이 생기면 통증 탓에 음식을 잘 먹지 못해 탈수가 생길 수 있다. 가급적 뜨거운 음료보다는 찬 음료로 수분을 공급하고 궤양을 자극하는 신 음식은 먹이지 않는다. 설사만 없다면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을 줘도 좋다. 목 넘김이 편한 죽을 끓인 뒤 냉장고에 잠시 보관해 미지근하거나 찬 상태로 먹여도 도움 된다.

시간이 지나면 낫는 병이라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이어지거나 39도 이상의 고열이 생기면 합병증 발생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넘게 소변을 보지 않으면 탈수, 고열에 두통을 호소하고 토하는 경우에는 뇌수막염 등일 수 있다. 수족구는 수두·홍역과 달리 따로 예방 백신이 없어 손 씻기 생활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도움말=김진남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진수 한양대병원 소아 응급의학과 교수, 이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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