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관총·연료탱크 2개씩 비행 중 낙하
"조종사, 실수 인정" 진술
낙하 장비 무게 300㎏… 민가 떨어졌다면 아찔한 사고
KA-1 공중통제공격기. 공군본부 홈페이지 캡처


공군이 지난달 6일 '전투기 포천 오폭 사고' 이후 43일 만에 또다시 어이없는 사고를 냈다. 지난 18일 훈련 중이던 KA-1 공중통제공격기에 장착돼 있던 장비들이 분리돼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번에도 사고 주요 원인으로 조종사 과실이 지목돼, 군 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공군에 따르면 공군 원주기지 소속 KA-1은 18일 오후 7시 54분에 이륙해 야간 모의사격 훈련을 실시하던 중 8시 22분쯤 강원 평창군 인근 상공에서 기체 좌우 측 날개에 장착돼 있던 기총포드와 연료탱크 2개씩을 떨어뜨렸다. 기총포드는 기관총을 고정시키고 실탄을 적재하는 일종의 상자이며, 연료탱크는 빈 상태였다.

공군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낙하물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각 기총포드에는 기관총과 12.7㎜ 실탄 250발이 적재돼 있었다. 현재 공군은 강원 영월 인근에서 낙하한 기총포드 2개를 찾았으나, 낙하 시 충격으로 포드가 파손되면서 튕겨져 나간 실탄 10여 발과 연료탱크는 여전히 수색 중이다. 기총포드의 개당 무게는 약 120㎏, 연료탱크는 약 35㎏으로, 이번엔 낙하물이 산간 지역에 떨어져 인명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낙하한 장비 무게만 300㎏이 넘어 자칫 민간 지역에 떨어졌다면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건 사고 원인이다. 공군은 사고 당일 박기완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사고 조종사는 조사 과정에서 "조작 버튼을 잘못 눌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고 조종사는 위관급으로, 비행시간이 900시간에 육박하는 숙련된 조종사였다고 한다.

KA-1의 경우 조종석 앞 좌우에 다이얼 모양의 공조 장치가 있고, 그 근처에 장착물 비상 투하 버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가 공조 장치를 조작하려다 실수로 비상 투하 버튼을 눌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 과실, 기체 결함, 정비 문제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20여 년 전에 기체 결함에 의해 장착물이 낙하된 사례는 있었지만 조종사 과실에 의한 전례는 없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공군은 이번 사고에 따른 후속조치로 필수 전력을 제외한 모든 기종의 비행을 22일 오전까지 중단시켰다. △항공기의 기기 및 정비 안전 재확인 △사고사례 교육 △조종사·정비사 대상 '비행 안전 결의대회' 등이 계획돼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프리덤 플래그' 한미 연합 공중훈련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지난달 10일 오폭 사고 브리핑에 직접 나서 고개를 숙이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사고로 재발 방지 각오는 무색해졌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75 ‘피고인 윤석열’ 오늘 2차 공판…첫 법정 공개 랭크뉴스 2025.04.21
46574 “보잉 살게요”… ‘관세 협상’ 앞두고 트럼프 심기 살피는 각국 정상들 랭크뉴스 2025.04.21
46573 SK이노 유증 참여 임원들, 33% 평가손실에 우울 랭크뉴스 2025.04.21
46572 한국인 관광객, 필리핀서 오토바이 강도 총격에 사망 랭크뉴스 2025.04.21
46571 "러 앞바다까지 오징어 씨 말라"…동해 어민들 눈물, 배 내다 판다 랭크뉴스 2025.04.21
46570 [속보] 日이시바 총리,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봉납 랭크뉴스 2025.04.21
46569 [르포]美, '관세 사재기' 조짐…“가격 뛸라”車도 앞당겨 구매 랭크뉴스 2025.04.21
46568 부활절에 독설 쏟아낸 트럼프…공화당 상원의원도 “두렵다” 랭크뉴스 2025.04.21
46567 정치테마주 위로 ‘CB 폭탄’ 투하된다... ‘14배’ 상지건설은 230만주 한꺼번에 상장 랭크뉴스 2025.04.21
46566 부활절 휴전, 30시간으로 끝…“푸틴 연장 명령 없어” 랭크뉴스 2025.04.21
46565 美폭탄 관세에…휴지부터 자동차까지 '사재기' 나섰다 [글로벌 모닝 브리핑] 랭크뉴스 2025.04.21
46564 미아리 텍사스의 60년 흥망성쇠, 역사 속 마지막 페이지로 랭크뉴스 2025.04.21
46563 [단독] 펜타닐 10배 투여해 환자 사망해도 가운 벗을 일 없는 의사 [무자격 의사들] 랭크뉴스 2025.04.21
46562 범진보진영 ‘적수’ 없는 이재명… 갈등도 긴장도 없는 ‘무풍’ 경선 랭크뉴스 2025.04.21
46561 엔화로 몰리는 글로벌 자금… 엔캐리 청산 공포 재현 가능성은 랭크뉴스 2025.04.21
46560 경선 제쳐두고 日 찾은 양향자…'이병철 자개함' 받아온 눈물 사연 랭크뉴스 2025.04.21
46559 [공실폭탄]③ LH·시행사는 주택용지보다 비싼 상가용지 팔아 개발 이익, 공실로 “탈출하고 싶다”는 수분양자들 랭크뉴스 2025.04.21
46558 ‘물탔는데도’… 서학개미 미 주식 규모 석 달 연속 감소세 랭크뉴스 2025.04.21
46557 열나고 울긋불긋 반점까지…우리 아이 위협하는 봄 불청객 [Health&] 랭크뉴스 2025.04.21
46556 배터리 3번 갈아 끼우며…로봇이 하프마라톤 완주했다 랭크뉴스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