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안철수·나경원 후보가 20일 “당권만 노리고 나온 건가” “당을 떠나시라”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B조 토론은 그야말로 역대급 자폭 발언이었다”며 “체제 전쟁, 이념 정당, 마치 1980년대 군사정권 민정당 시대로 돌아간 듯한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래서야 중도층의 마음을 얻고 과연 이재명 후보를 꺾을 수 있겠나”며 “모두 대권은 포기하고 당권만 노리고 나온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을 이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이건 당원과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정신들 차리시라”며 “오늘 네 분, 모두 필패 후보”라고 했다. 이날 진행된 국민의힘 경선 B조 토론은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참여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탄핵 정국 당시 전광훈 목사와 보조를 맞추며 극우의 길을 함께했던 나경원·김문수·홍준표 세 분, 이제는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며 “전광훈당으로 가서 경선하라”고 했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나경원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후보는 당을 떠나라”고 맞받았다. 나 후보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대선 때마다 이 당 저 당 다니면서 출마한 분이 위기의 순간마다 분열의 씨앗을 뿌리고 내부 총질로 경선판을 흐리고 분열을 획책하려는 저의가 개탄스럽다”고 했다.
나 후보는 “우리 당의 역사를 부정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을 모욕하는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의 가치에는 동의하는가. 보수 행세하며 당을 흔들지 말 것을 준엄히 경고한다”고 했다.
나 후보는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 하시고 차라리 탈당해서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을 가시라. 늘 그랬듯이”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내부총질이라니요. 정신 차리십시오”라며 “나 의원님이 보이신 행보 그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에 나 후보가 ‘헌법재판소 졸속 심판’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진도 첨부했다.
후보 8명 중 4명이 올라가는 1차 경선을 앞두고 두 후보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4위권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분석이 다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