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개막식에서 국회 모빌리티포럼 대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가 외곽 정책 조직과의 결합에 나서고 있다. 20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후보 캠프의 윤후덕 정책본부장은 전날 국회에서 이 후보의 외곽 싱크탱크(정책자문그룹) 조직 ‘성장과 통합’의 유종일 상임공동대표 등과 처음으로 만났다. 이 자리엔 유 대표를 비롯해 성장과 통합 대표단 5명과 분과위원장 30여명이 참석했다. ‘성장과 통합’ 관계자는 “두 조직의 장(長)이 만난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 측은 공식적으론 성장과 통합이 캠프와 정책 관련 협의를 하는 조직이라고 밝힌 적은 없다. 지난 16일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도 이 후보를 비롯해 캠프 주요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물밑에선 이 후보 캠프와 성장과 통합의 정책 협의와 공약 개발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윤 본부장과 성장과 통합 만남 자리에서 특정한 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대신 윤 본부장은 유 대표에게 “서로 힘을 모아서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 긴밀히 협조하자”고 말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두 조직의 소통을 위해 공식 소통 창구를 만들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유종일, 허민 성장과 통합 상임공동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윤 본부장은 20일 통화에서 “성장과 통합에 전문가들이 많으니 우리가 정책을 검토할 수 있도록 자료 공유를 해달라고 어제 만남에서 요청했다”며 “그렇게 정책 아이디어들을 모아두었다가 최종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당 정책위원회와 협의를 한 뒤 그 중에 최종 공약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성장과 통합은 이미 100여개 정책 과제를 정리해 이 후보 캠프 정책본부에 전달했다고 성장과 통합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성장과 통합은 이 후보의 1호 공약 ‘인공지능(AI) 100조원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오는 28일 ‘AI 정부’를 주제로 정책 포럼도 연다. 이 자리에서 ‘100조원 투자’를 구체화하는 국가 주도의 마중물 펀드 조성 방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0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손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일각에선 성장과 통합이 싱크탱크를 넘어 이 후보가 집권할 경우 일부 인사가 국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조윤제 소장이 주미대사에 임명되는 등 국민성장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이었던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수석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