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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1000원 이하 제품 불티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1원 전쟁
커피·빵 등 외식 모바일쿠폰 불티
이달 17일 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2880원짜리 30구 계란을 구매하고 있다. 김남명 기자

[서울경제]

“식당에서 밥 한끼 먹으면 기본이 만 원 이상이라 혼자일 때는 편의점에서 900원짜리 삼각김밥으로 해결합니다.”

“모바일 쿠폰은 선물 용도로 주로 샀는데 요즘은 커피나 빵처럼 평소 지출하는 품목의 쿠폰을 조금이라도 싸게 팔면 여러 장 사서 쟁여요.”

유통가의 최대 화두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넘어선 ‘극가성비’로 떠올랐다. 고물가와 경기둔화가 장기화된 가운데 조기 대선 및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가격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은 초저가 자체브랜드(PB)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편의점 대표 먹거리인 삼각김밥이 대표적이다. CU가 올해 1월 990원짜리 ‘땡초어묵 삼각김밥’을 내놓은 데 이어 이마트24는 2월 업계 최저가인 ‘900삼각김밥’을 출시했다. 제품명에 아예 가격을 표기하는 식이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삼각김밥은 몇 년새 인건비와 원재료값 인상으로 최대 1800원까지 올랐지만, 고물가 속 알뜰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1000원 이하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고객 반응은 예상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CU에서 판매 중인 1000원 이하 매출 신장률은 29.8%로 3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제공=이마트24


대형마트는 “불황에도 ‘먹을 것’은 팔린다”며 가성비가 우수한 식료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은 1원 단위 가격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가 캐나다산 수입 삼결살을 100g당 791원에 판매하자 홈플러스는 같은 상품을 100g당 790원에 내놓으며 맞불을 놨고 이에 이마트는 779원으로 더 내렸다. 지난 17일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서는 계란 30구(2880원), 바나나 한송이(980원) 등 10대 신선식품을 최저가로 판매해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2010년대 이후 거의 사라졌던 10원 전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시작돼 이제 1원 단위로까지 내려갔다”고 전했다.

최저가 비교가 손쉽게 가능한 온라인 시장에서는 커피, 햄버거, 케익 등 각종 외식 모바일 쿠폰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1번가에서 이달 1~3일 진행한 ‘E쿠폰 메가데이’에서는 여러 상품을 기존 가격보다 15~22% 가량 할인된 쿠폰을 판매했는데 대다수 상품이 순식간에 품절됐다. 예컨대 ‘메가MGC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22% 할인한 모바일 쿠폰은 12만 장이 순식간에 완판됐다. 정가 2000원짜리 저가 커피를 440원 할인하는 행사에 소비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린 것이다. 그 결과 11번가의 올해 1~3월 베이커리·도넛 E쿠폰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배에 달했다.

이는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5000원 이하 소액 균일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가 지난해 4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해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 주요 식품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체감물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발표한 4월 첫째주 ‘생필품 가격보고서’에 따르면, ‘풀무원 들기름 재래 도시락김(12팩)’의 평균가격은 760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490원) 대비 38.5% 급등했다. 이밖에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kg)’(16.5%), ‘서울우유 버터(450g)’(12.5%), ‘카누 마일드 로스트 아메리카노(30개입)’(11.0%) 등 상당수 가공식품 가격이 1년새 10% 이상 인상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을 포함한 생활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유통가는 가성비를 넘어선 극가성비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사진 제공=GS리테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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