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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발생한 공군 경공격기 KA-1 장착물 낙하 사고와 관련, 조종사가 버튼 조작 과정에서 실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 내부에서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후 43일 만에 발생한 사고를 놓고 군 기강 해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군 당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공중훈련에도 차질을 빚은 채 항공기 비행 중지 결정을 내리고 자체 교육과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군 KA-1 경공격기. 공군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박기완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 조사위원회는 조종사 과실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조종사가 “버튼을 잘못 누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사고는 공군 원주기지 소속 KA-1 4대가 야간 사격 모의훈련을 실시하던 중 벌어졌다. 이 가운데 한 대가 오후 7시 54분쯤 이륙해 오후 8시 22분쯤 강원 평창군 인근 상공에서 훈련을 진행하다가 기관총과 12.7㎜ 실탄 500발이 실린 기총포드(GunPod) 2개, 빈 외장 연료탱크 2개를 떨어뜨렸다.

낙하 지점이 야산이라 민간 피해는 없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은 “20일 오전 6시부터 HH-60 헬기 1대와 병력 270여명을 동원해 낙하 예상지역 탐색을 실시했다”며 “강원 영월군 주천면 산악지대에서 기총포드 2개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현재 군 당국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빈 연료탱크 2개와 실탄 10여발을 수색하고 있다. 떨어진 연료탱크는 예비용 개념으로, 이날은 연료가 주입되지 않은 상태였다. 기총포드에 담긴 실탄은 떨어질 때 충격으로 일부가 분리돼 분실된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 과실이 맞는다면 조종사가 다른 조작 버튼과 비상 투하(JETTISON) 버튼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상 투하 버튼은 항공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외부 장착물을 떨어뜨려 기체 폭발 위험을 줄이거나 양력 추진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한다. KA-1의 경우 공조장치 등 버튼 부근에 비상 투하 버튼이 있다. 다른 장치를 조작하려다 착각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군 내부에선 해당 사고기 조종사들이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버튼 조작 실수라는 점이 더 납득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고기의 경우 전방석과 후방석에는 각각 1290여 시간, 후방 87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지닌 교관 조종사가 탑승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기체 문제로 연료통이 떨어진 사고는 봤어도 조종사 실수로 장착물을 투하했다는 사고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조종사 과실 외에 정비 불량, 기체 결함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최종 확인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사고가 ‘인재’에 가깝다는 점에서 군의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민가 오폭 사고 후 “통렬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게 하겠다”는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의 다짐도 무색해졌다. 당시 공군은 모든 기종의 비행을 제한하고, 사고 사례 교육과 비행 전 단계 취약점 심층 교육 등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공군은 “감시정찰 전력 등 필수 비상대기 전력을 제외하고 사고 발생 직후부터 오는 22일 오전까지 전체 기종의 비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번과 같이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사례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조종사와 정비사 등을 대상으로 '비행 안전 결의대회'까지 진행해 정신무장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한미 공군은 18일 광주기지에서 프리덤 플래그 훈련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사진은 편대비행하고 있는 한미공군 전투기. 앞열 왼쪽부터 한국 FA-50, F-5, F-15K, 미 F-35B, F-16. 뒷열 왼쪽부터 한국 KF-16, FA-50, F-5, F-15K, 미 F-16, 한국 F-16. 공군

이 때문에 지난 17일 시작돼 다음달 2일까지 2주간 이뤄질 예정이었던 한·미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군은 22일 오전까지 비행 임무 계획 수립 등 지상 훈련 중심으로 프리덤 플래그를 진행하고, 같은 날 오후 비행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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