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가족 다룬 할리우드 신작
개봉 계기로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서 어떤 반응할지 모르겠다"
개봉 계기로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서 어떤 반응할지 모르겠다"
배우 윤여정. CJ ENM 제공
배우 윤여정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맏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했다. 할리우드 신작 영화 ‘결혼 피로연’에서 동성애자인 한국계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 역할을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윤여정은 19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 피플지 등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결혼 피로연’ 출연 배경을 묻는 질문에 “내 개인적인 삶은 이 영화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내 첫째 아들은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뉴욕이 동성혼을 합법화했을 때 나는 그곳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열었다”며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밀이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결혼식을 위해) 뉴욕으로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담조로 “지금은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에서는 2011년 동성혼이 합법화됐다.
윤여정은 인터뷰에서 동성혼에 대해 보수적인 한국사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국가로 당사자들은 절대 공개적으로 또 부모에게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며 “하지만 내 큰아들이 동성애자여서 나는 아들과 사이에서 겪은 경험을 이 영화에서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에서 내가 손자에게 말하는 대사 ‘(네가 누구든) 너는 내 손자’라는 말은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했다.
윤여정은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인터뷰가 공개된 후 한국 사회의 반응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한국에 돌아갔을 때 대중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그들은 내게 책을 집어 던질지도 모른다”며 “한국이 마음을 열길 바라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모르겠다”고 했다.
윤여정이 출연한 ‘결혼 피로연’은 1993년 개봉한 대만 출신 리안 감독의 ‘결혼 피로연’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연출하면서 대만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를 다룬 원작과 달리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으로 바꿨다.
1975년 미국에서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둔 윤여정은 1987년 이혼한 뒤 홀로 자식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