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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급락·채권 치솟는데
안전자산 달러 동반 약세
"구조적 약세···美 자초한 것"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통화 대비 3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는데요. 18일(현지 시간) 미국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 가치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인 달러인덱스(DXY)는 99.230으로 재차 떨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약 3개월 만에 달러화 가치가 10% 가까이 급락한 겁니다.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통용되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는 크게 오르고, 미 국채 수익률도 치솟았습니다. 위기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로 향하게 되는데요. 이번엔 그렇지 않은 겁니다.

전문가들은 기축통화 체제의 구조적 변화가 감지된다고 짚었습니다. 18일 달러화는 엔화 대비 141엔대를 기록해 3개월 만에 약 14엔 약화됐는데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에 대해 단순한 환율 변동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과 국제협력 기피 성향이 달러 신뢰도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미국 글로벌 채권 운용사 핌코(Pimco)의 마크 사이드너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최근 구조적인 달러 약세는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며 "관세가 미국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며 미국 자산 투자가 줄어든 것이 달러 매도세의 첫 번째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적 정책 전환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미국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지요.

달러는 이제까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통화였습니다. 전 세계 무역의 절반 이상이, 심지어 미국과 무관한 국가 간 거래조차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고 결제됩니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60%도 달러로 보유되지요. 이같은 달러의 '지배력'은 강력한 미국 경제와 신중한 경제 정책, 동맹국과의 협력 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무역 협정을 파기하고, 동맹국을 협박하고 나서면서 달러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 책임자는 "최근 몇 달 새 미국과 유럽 간 동맹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유럽 내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모습이 당장 '달러 지배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무역과 국제 금융, 기축 통화 보유에서 달러가 차지하던 굳건한 역할이 당장 대체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 동안 안전 자산으로 도피하는 자금이 달러로 향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습니다. 미국 경제 정책의 혼란스러운 방향과 실행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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