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업스테이지, AI 모델 '솔라' 내세워
미국·일본 공략···"글로벌 톱 AI 도약"
트웰브랩스, 영상 이해 거대 AI 개발
디즈니·NFL·MLSE 등 고객 확보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세계 시장에서 산업별 인공지능(AI) 전환을 가속하겠습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으로서 세계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스테이지는 김 대표와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은정 미주법인장 등이

2020년 공동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 등극을 눈앞에 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1400여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001740)·KT(030200)·산업은행·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프라이머사제·프리미어파트너스·신한벤처투자·하나벤처스·미래에셋벤처투자·기업은행(024110) 등이 투자자다. 연내 마이크로소프트(MS)와 AMD 등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활석(왼쪽부터) 업스테이지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성훈 대표, 박은정 미주법인장. 사진제공=업스테이지


김 대표의 이력도 주목받는다. 그는 1995년 세계 최초의 한글 로봇 검색엔진 ‘까치네’를 개발하고 나라비전 최고경영자(CEO)로 6년간 재직하며 당시 인기를 끌던 인기 이메일 서비스 ‘깨비메일’을 개발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절 소프트웨어공학과 머신러닝을 융합한 연구로 이 분야 최고 학회에서 논문상을 4번 받았다. 한국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 2017년부터 네이버에서 AI 연구 개발을 이끌다가 2020년 업스테이지를 세웠다.

업스테이지는 AI 모델 ‘솔라’를 앞세워 해외 진출에 나선다. 업스테이지는 가볍지만 성능이 뛰어난 솔라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이 금융·헬스케어·제조·법률 등 산업별 맞춤형 AI 솔루션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솔라는 2023년 12월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 페이스의 LLM 평가(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74.2점을 기록,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선보인솔라 1.3 모델이) 국내 개발 모델 중 벤치마크 성능이 가장 높다”며 “6월 출시 예정인 솔라 프로 1.6은 310억 개 수준의 패러미터(매개변수) 규모로 벤치마크 결과 720억 개 수준의 패러미터인 큐원 2.5와 성능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스테이지는 소형 거대언어모델(sLLM) 시장에서 글로벌 1등을 하기 위해 달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김성태 기자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미국 법인을, 올해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솔라 기반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기업 카라쿠리와 손잡고 일본어 특화 sLLM인 ‘신’을 공동 개발했으며 후쿠오카 기반의 퓨직과는 규슈 지역 시장 공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파나소닉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을 거친 마츠시타 히로유키도 일본 법인장으로 영입했다. 최근 KT 및 태국 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 손잡고 태국어 전용 LLM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몽골, 튀르키예 등 아시아 전역으로 ‘소버린 AI’ 구축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톱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AI 기반 광학문자판독(OCR) 문서 처리 기술 다큐먼트 파스(Document Parse·DP)도 주요 무기다. 다큐먼트 파스는 문서 파일 내의 텍스트는 물론 안에 있는 그래프, 표까지 사람이 읽는 순서를 고려해 분석할 수 있는 AI다. 지저분한 수기 문서나 복잡한 도형 차트에서도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진출한 시장이지만 이 기술만큼은 정확도와 속도 모두 세계 1등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CTO는 “일본은 한국보다 업무용 문서량이 10배 이상 많아 시장의 10%만 선점해도 한국 시장 전체를 상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업스테이지는 올해 6월 도큐먼트 퍼스와 솔라를 결합한 비전언어모델(VLM)인 '솔라 DocVLM'도 선보인다. 이미지 기반 문서를 읽고 요약하는 데 최적화된 AI 모델이다. 정보 요약, 질의응답, 보고서 작성 등 문서 기반 작업을 단일 모델로 수행한다. 업스테이지에 따르면 실제 테스트 결과 메타의 ‘라마 4 스카우트’,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보다 정확도가 높다. 타사 LLM이 10장 이상의 문서 처리에 난항을 겪지만 솔라 DocVLM은 20장까지 안정적으로 처리한다. 향후 100장 이상까지 처리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재성 트웰브랩스 대표. 오승현 기자


영상 이해 초거대 AI 개발 기업 트웰브랩스도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트웰브랩스는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개척되지 않은 영상 이해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방부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이었던 이재성 대표와 김성준 개발총괄, 이승준 CTO를 비롯해 이소영 마켓총괄, 정진우 이사가 공동 설립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분석 모델 ‘마렝고’와 영상 설명 생성 모델 ‘페가수스’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동영상 시대의 시작을 알린 첫 피사체가 말(馬)인 것처럼, 영상 이해 시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AI 모델 이름도 말과 관련된 단어로 지었다. 마렝고는 영상 속 내용을 텍스트로 인식하고 영상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AI다. 페가수스는 영상에 대한 요약, 하이라이트 생성 등 영상 기반 텍스트 생성 기능들을 갖춘 초거대 AI 영상 언어 생성 모델이다. 긴 영상을 마치 사람처럼 정확하고 정교하게 텍스트로 요약하거나 챗GPT를 사용하듯 영상에 관한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가능하게 하는 등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영상 기반 생성 기능들을 최초로 공개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AI 모델을 기반으로 스포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방산 등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디즈니, 미국프로풋볼(NFL), 캐나다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사인 메이플 리프 스포츠&엔터테인먼트(MLSE)가 대표 고객사다. 유럽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사와 미국의 로봇 개발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재성(앞줄 가운데) 대표, 이승준(앞줄 오른쪽) CTO, 김성준(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개발총괄이사, 이소영 마켓총괄(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 정진우 이사(앞줄 왼쪽) 등 트웰브랩스 임직원 모습. 연합뉴스


이달 초 AWS의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에 마렝고와 페가수스가 탑재됐다. 트웰브랩스의 모델들은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 중 최초다.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의 베드록을 통해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확산할 것으로 분석된다. AWS 이용자는 API 하나로 영상 이해 능력을 갖춘 트웰브랩스 모델들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고객들은 10년 전이나 10분 전에 수집된 영상을 포함한 전체 콘텐츠 라이브러리에서 찾고자 하는 정확한 순간을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찾아내고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트웰브랩스의 기술력에 주목하며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이 1억 700만 달러(약 1530억 원)에 이른다. 2023년 10월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삼성넥스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은 130억여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에도 엔비디아의 자회사 엔벤쳐스와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트(NEA)가 약 5000만 달러 규모(약 700억 원)의 리드 투자자로 나섰다. 같은 해 12월에는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브릭스, SK텔레콤(017670), 허브스팟벤처스, 인큐텔 등이 3000만 달러(약 43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새롭게 투자자로 합류했다. 시드 투자 때에는 세계적 AI 석학으로 꼽히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 교수와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CEO 등도 참여했다. 이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영상 분야에서 ‘챗GPT 모멘트’를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이 AI 주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74 금융당국, 홈플러스 사태 이번주 초 검찰 이첩…검찰 수사 본격화 랭크뉴스 2025.04.20
46273 "월 1,600은 나와유" 치킨집 매출 부풀려 넘긴 업주, 죄명은? 랭크뉴스 2025.04.20
46272 "가게 앞 화분 또 훔쳐갔네?" 2박 3일 걸리던 CCTV 분석, 이제 말 한마디면 바로 된다 랭크뉴스 2025.04.20
46271 “국장, 더 국장스러워졌다”…방향성 실종에 ‘투자경고’ 종목 2배 급등 랭크뉴스 2025.04.20
46270 韓대행, FT 대선출마 여부 질의에 "노코멘트…아직 결정 안내려" 랭크뉴스 2025.04.20
46269 尹 “알아서 한다, 떠들지 마라”…40년 의사친구 절연한 사연 랭크뉴스 2025.04.20
46268 푸틴, 미 경고에 ‘30시간 휴전’ 일방 선언…우크라 “30일 휴전부터” 랭크뉴스 2025.04.20
46267 경남 노동계, ‘윤석열 친필 표지석’ 철거 촉구 랭크뉴스 2025.04.20
46266 신규장애인 31% 청각장애인데… 의료소통 어려운 농인들 랭크뉴스 2025.04.20
46265 "외국 기자도 조심해야"‥마구잡이 추방에 미국이 겁에 질렸다 [World Now] 랭크뉴스 2025.04.20
46264 넘어지고 헤매고... 중국서 열린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마라톤' 가 보니 랭크뉴스 2025.04.20
46263 김문수 “65세 이상, 오전 9시~오후 5시 버스 무료탑승제” 공약 랭크뉴스 2025.04.20
46262 국민의힘 오늘 두 번째 경선 토론…컷오프 앞두고 앞다퉈 대구행 랭크뉴스 2025.04.20
46261 민주당 순회경선 2차 개표…영남권 표심은? 랭크뉴스 2025.04.20
46260 오타니, 아빠 됐다…"원더풀 데이" 딸 발바닥 사진 올려 랭크뉴스 2025.04.20
46259 [스트레이트 예고] '언론 계엄'의 망령 / '아기 외교' 인신매매 [1] 랭크뉴스 2025.04.20
46258 친구에게 돌 던진 9세…법원 "아이도 책임, 2200만원 배상하라" 랭크뉴스 2025.04.20
46257 한미 관세협상, 재무·통상 '2+2 형식' 진행 추진…"곧 발표할 것" 랭크뉴스 2025.04.20
46256 “무서워도 길에서 자야죠”…이재민들은 지금 [미얀마 강진④/취재후] 랭크뉴스 2025.04.20
46255 '달러=안전자산' 공식 깨졌다…트럼프 취임 후 10% 급락한 이유 [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랭크뉴스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