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머리 겨냥한 범행, 사망 예견했을 듯…죄질 중해" 징역 4년 선고
춘천지법 원주지원
[촬영 이재현]
[촬영 이재현]
(원주=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직장동료가 자신의 다리를 타고 넘었다는 이유로 둔기로 머리를 가격해 살해하려 한 40대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실형을 면치 못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승호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3일 원주 한 비닐하우스에서 둔기로 B씨 머리를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그는 B씨가 양해를 구하지 않고 자기 다리를 타고 넘은 일로 말다툼을 벌이다 B씨가 자신을 조롱했다고 여겨 이같이 범행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완강히 저항하면서 큰 피해는 면할 수 있었지만,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를 가격할 당시 신체의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인 머리를 겨냥해 둔기로 내리쳤고, 일반적으로 이 경우 사망을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누구나 예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A씨가 수사기관에 'B씨의 평소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건 당일 B씨를 죽일 생각으로 창고에 보관된 둔기를 준비해 내리쳤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도 기각 사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방법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중하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1심에 불복해 피고인과 검찰 모두 항소한 이 사건은 춘천지법에서 2심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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