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며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펴낸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방미를 준비중인 가운데, 우리 정부가 어떤 협상 카드를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미 수출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산 상품의 수입을 늘려야 무역수지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기존에 거론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나 조선업 협력 외에도 대미 수입 상위 상품인 원유, 항공기, 농축산물을 비롯해 수입액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는 미국산 첨단무기에 주목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6일 조선비즈와 만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이 주장하는 무역수지 적자를 균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방미를 앞두고 기존에 거론된 액화천연가스(LNG), 조선 협력 외 다양한 협상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산 수입품 1~10위권 중 특정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수입품(MTI 3단위) 1~10위는 ▲원유 ▲반도체제조용장비 ▲LPG ▲항공기 및 부품 ▲반도체 ▲천연가스 ▲육류 ▲농약 및 의약품 ▲자동차 ▲곡실류 등이다. MTI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사용하는 수출입 품목 분류 체계다.

우리나라가 수입한 미국산 품목 1~10위(MTI3단위 기준). 금액 단위= 1000달러./무역협회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대미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큰 항공기에 지목했다. 항공기는 항공사들이 운영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품목인 데다, 미국산 항공기를 도입할 경우 대미 무역 흑자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에 미국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지 말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항공기 구매를 협상 카드로 내세운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제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잉은 미국 내 몇 안되는 제조업체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산 첨단 무기 수입 확대도 협상 카드 중 하나로 거론된다. 2024 세계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미국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총 1082억3700만TIV(무기의 양과 가치를 기반으로 한 지표)의 무기를 다른 나라에 팔았다. 이 기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 국가 순위를 보면, 한국(53억7900만TIV)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 ▲카타르에 이은 5위였다.

한아름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다른 국가들도 미국에 항공기나 첨단 무기 수입 확대를 협상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며 “단가가 높은 품목이기 때문에 몇 대만 도입해도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대미 수입 품목 중 가장 규모가 큰 원유 역시 협상 카드로 활용 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원유 1억3700여만 톤(t) 중 미국산은 2151만 톤으로, 약 15.7%를 차지했다. 반면, LPG의 경우, 전체 수입량 중 미국산 비중이 90%를 넘는 수준이라 추가 확대 여력이 제한적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원유는 민간 기업이 구매하는 품목으로, 정부가 직접 결정하기는 어렵지만,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구매 유도는 가능하다”며 “예를 들어 미국산 원유 구매 시 정부가 운송비를 지원한다면, 민간 기업의 수입 확대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농축산물 수입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육류는 대미 수입 품목 8위, 곡실류는 11위에 해당하는 품목이다. 미국은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을 문제 삼아왔고, 한국이 미국산 쌀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 부연구원은 “미국이 꾸준히 지적해온 소고기 월령제한을 완화하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관세가 남아있던 쌀 등 곡물의 수입 확대를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20 "샤넬 아니었네?"...제니·장원영·카리나가 사랑한 '중국 브랜드' 랭크뉴스 2025.04.20
46219 안철수 “나경원·김문수·홍준표, 전광훈당으로 가라” 랭크뉴스 2025.04.20
46218 "복권 2580만장 사서 823억 1등"…美로또 '당첨확률 구멍' 있었다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4.20
46217 이달 들어 18배 오른 이재명 테마주, 하루아침에 급락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20
46216 ‘곡우’ 봄비 그친 뒤…낮 최고 27도 이른 더위 랭크뉴스 2025.04.20
46215 '오마카세' 대신 '애슐리'가요...잘파세대도 달라졌다 랭크뉴스 2025.04.20
46214 안철수, 나경원·김문수·홍준표 겨냥 “전광훈과 아직도 함께하냐” 랭크뉴스 2025.04.20
46213 식당 열려거든 ‘쉬운 일’만 찾지 마세요, 모방당하기도 쉽습니다 랭크뉴스 2025.04.20
46212 이재명 부활절 메시지 “제대로 쓰임 받는 참된 일꾼 될 것” 랭크뉴스 2025.04.20
46211 제네시스 최초 '오픈카' 양산 초읽기…"기술적 문제 없어" 랭크뉴스 2025.04.20
46210 검찰 개혁이 바로 내란 종식이다 랭크뉴스 2025.04.20
46209 검찰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김상민 전 부장검사 조사 랭크뉴스 2025.04.20
46208 “백종원과 이상한 소문이 많아서”…'연돈' 사장 직접 입열었다 랭크뉴스 2025.04.20
46207 [르포] “1년에 200만번 테스트로 셋톱박스 오류 잡는다”… LGU+ 대전 R&D센터 가보니 랭크뉴스 2025.04.20
46206 "나라가 안하면 나라도 하자"…싱크홀 지도, 시민들이 직접 만들었다 랭크뉴스 2025.04.20
46205 "핸들 조작 미숙?"…상가 2층에 매달려 있는 SUV,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20
46204 국민의힘 경선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 랭크뉴스 2025.04.20
46203 푸틴, 30시간 '부활절 휴전' 일방 선언... 우크라 "30일 휴전해야" 랭크뉴스 2025.04.20
46202 "평소보다 귀가 잘 안들린다면"…나이들수록 '이것' 발병 위험 커진다 랭크뉴스 2025.04.20
46201 동두천 주택서 화재…10대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