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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공약 숫자 경쟁이 시작됐다. 그 시작은 인공지능(AI) 공약이었다. 한쪽에서 “100조원 투자”를 말하자, 다른 쪽에서 “200조원 투자”를 약속하는 모양새다.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14일 1호 공약으로 AI를 선택하고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자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AI 인프라 마련에 이재명 후보의 2배인 총 200조원을 투자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또 다음날인 16일엔 김경수 민주당 경선 후보가 AI에 100조원 투자를 하겠다고 밝히며, ‘민관 공동’ ‘향후 5년간’ ‘증세를 통해’ 등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담았다.

AI 육성에 투자 액수부터 앞세우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특히 문과 출신 후보들의 공약에 이과 출신 의원들이 앞장서 비판하는 모습이다.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 발표 직후인 14일 페이스북에 “과연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제발 모르면 좀 가만히 계시라”며 꼬집었다.

개혁신당 대선후보 이준석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2025.04.16.
이준석 후보는 16일 “이재명, 한동훈 같은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말을 할 때마다 안철수 의원이 적절한 지적을 하는 것 같다”며 “AI의 기본은 민간에서 투자가 촉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이야기한 무상 AI 정책은 본인이 브랜드한 무상 시리즈와 AI를 엮은 참 멍청한 발상이고, 더 한심한 것은 100조원 (투자)하겠다니까 200조원으로 받아 올린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 의견은 어떨까.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AI 투자 자본·기술·인력이 모두 부족하니 투자를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구체성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챗(Chat)GPT나 제미나이(Gemini)같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새로 개발할지, 아니면 미국 빅테크들이 만든 AI 모델을 개량해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갈지 방향도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며 “AI 반도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하드웨어는 어떻게 확보할지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17대 땐 ‘7·4·7’, 20대 땐 ‘청년주택 100만호’
복잡한 정책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숫자 경쟁’은 대선 때마다 반복됐다. 17대 대선(2007년)에선 성장률 공약 경쟁이 벌어졌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7%, 정동영 후보는 6%, 이인제 후보는 7%, 문국현 후보는 8%를 공약으로 걸었다. 특히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명박 후보는 해마다 7%씩 성장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강국에 들겠다는 이른바 7·4·7 구상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8~2012년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 등으로 7%를 달성한 해는 한 번도 없었다. 2010년 6.8%가 가장 높은 수치였다.

2007년 12월 18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마지막 유세를 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부동산 공약에 관심이 컸던 20대 대선 땐 주택 공급량으로 후보들은 경쟁을 벌였다. 예컨대 청년주택의 경우 윤석열 후보는 30만호, 이재명 후보는 93만호, 심지어 심상정 후보는 10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5대 도심을 만들었던 1기 신도시 전체 공급 물량이 약 29만호밖에 안 되는 수준이어서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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