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경제]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치밀한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된 A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는 이달 14일 밤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탄 식음료를 먹인 뒤 모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후 15일 오전 1시경 즉시 광주광역시 소재 자신의 또 다른 오피스텔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사망 시각은 부검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수 시간 내에 일가족 5명을 살해한 뒤 신속히 이동한 점은 사전 계획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우발적 범죄자는 도주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번 사건은 행동 순서까지 미리 정한 계획범죄 특성이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범행에 사용된 수면제는 일정 기간에 걸쳐 준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수면제 사용이 계획범죄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수면제 준비, 투약 방식, 들키지 않는 방법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국대 이웅혁 경찰학과 교수는 "피의자는 가족 구성원의 저항이나 신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수면제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행 시간대 선택도 치밀한 계획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윤호 교수는 "다양한 연령대 가족이 모두 취침하는 시간을 노렸고, 아파트라는 특성상 이웃 주민의 신고 가능성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족 살해 사건에서 가해자가 흔히 가족의 생사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이웅혁 교수는 "A씨가 가족을 해치는 것이 오히려 그들을 위한 일이라는 왜곡된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씨는 이달 14일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에서 80대 부모, 50대 아내, 10~20대 두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업 실패로 인한 부채와 소송을 가족에게 떠안길 수 없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