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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낮 12시 51분, 규모 7.7의 강진이 미얀마를 덮쳤습니다.
진앙은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 서남쪽 33km였습니다.
그로부터 3주, '뉴스 홍수' 속에 미얀마 강진 소식은 한국에서 조금씩 잊히는 듯합니다.
하지만, 현지의 비극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당시 만달레이로 급파됐던 KBS 취재진이 방송에 다 담지 못했던 현장의 모습과 현재 상황을 전합니다.
[미얀마 강진 / 시리즈 연재 순서]
① 비극은 아직 '진행 중'…'강진' 만달레이는 지금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24850
② "이게 여진이 맞나요?"…만달레이 교민들은 지금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27779
③ 강진에도 '군부 폭격' 계속…진앙 '사가잉' 모습은?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32152
④ "여진 무서워 밖에서 자"…거리 나온 현지인들



강 위에 철교와 일반 도로가 하나씩 놓여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철교는 마디마디가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그나마 멀쩡한 도로는 이제 막 통제가 풀려 차와 사람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강 하나 건넌 곳, 진앙 '사가잉' 인근의 모습입니다.

미얀마는 내전 중입니다. 2021년 2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했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 산 수치 국가 고문은 가택 연금됐습니다. 민주 진영에서는 여러 무장 단체들이 군부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군부 정권은 지진 엿새 만에야 휴전을 선포했습니다. 기한은 22일까지 약 3주, 구호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입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NUG)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연합 '형제동맹'도 일시적 군사 활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총성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네바 대표 라비나 샴다사니는 "지진 이후에도 군부는 120건 이상 공격을 감행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휴전 발효 이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지진 영향권에 있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수많은 공습이 보고됐으며, 그 중 상당수는 무차별 공격에 해당하고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 지진·내전 동시에 덮친 '진앙' 사가잉

이번 강진의 진앙인 사가잉은 군부 정권 통치에 반대하는 반군이 장악한 지역입니다. 피해가 심각할 걸로 추정되지만, 군정의 통제로 정확한 사상자 수조차 확인되지 않습니다. 군정의 공습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유엔은 군정이 사가잉에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군정은 사가잉에 외신과 구호 단체의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사가잉은 만달레이에서 강을 건넌 곳에 있습니다. 취재진도 강 건너 사가잉이 보이는 곳까지 접근했습니다. 가까워질수록 도로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곳곳이 갈라지고 깨져 차선 구분도 어려웠습니다. 평소 30분이면 갔을 거리를 3시간 만에야 도착했습니다. 차량 정체가 극심해, 중간중간 잠시 내려 피해 상황을 촬영하고 돌아와도 차는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사가잉 가는 길

사가잉 가는 길

기름이 부족해 주유소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선 모습
사가잉의 한 사원 모습

지진으로 불탑 꼭대기가 무너진 사가잉의 한 사원

지진으로 무너진 철교

그나마 다시 열린 도로 덕분인지, 구호 물품을 전달하러 가는 차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인 아웅먀잉뚜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사가잉은 만달레이에 비해 자원봉사자도 적다고 합니다. 부상자를 위한 의약품, 생수, 식량, 모기장 같은 구호품을 챙겨서 가고 있습니다. 연락도 잘 안되는데, 피해는 더 크다고 하네요.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거나 물건이 동나서 의약품을 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사가잉에 구호품을 전달하러 가는 아웅먀잉뚜 씨

■ 유엔 "630만 명 즉각 도움 필요…생계 모두 잃을 위기"

유엔은 '인도적 필요 및 대응 계획'이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에는 "약 630만 명이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과 보호가 필요하며, 이 중 430만 명은 지진 전부터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들"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유엔은 미얀마 지진이 주요 식량 생산 지역을 강타해 논밭이나 관개시설, 곡물 저장고가 파괴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축 수백만 마리가 위험한 상황이라, 농민들도 생계 수단을 모두 잃을 위기에 있습니다. 질병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보건 시설 70여 개가 무너져 의료 물자도 부족합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설사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어린이와 노인들이 폭염으로 인해 병에 걸리고 있다"며 "시신이 잔해 속에 방치된 지역에서는 콜레라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식량 배급 봉사자들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연관 기사]
“내 동생이 저기 있어요”…만달레이 지금은? (2025.04.01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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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7327

만달레이 교민들 철수 시작…현지인, 구호품에 기대 사투 (2025.04.03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18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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